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금융감독원 종합검사와 관련해 ‘기관경고’를 받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관경고를 받으면 1년 동안 신규 인허가나 인수합병에 제한을 받기 때문에 여 사장이 디지털헬스케어사업 확대나 독립법인보험대리점(GA) 강화 등을 추진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한화생명 인수합병 막힐까, 여승주 금감원 종합검사 제재수위에 촉각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


20일 금감원에 따르면 22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한화생명 종합검사와 관련한 제재수위를 결정한다.

금감원은 한화생명에 기관경고를 내리기로 사전통보를 했는데 한화생명은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제재수위를 낮추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제17조에 따르면 기관제재는 인허가 및 등록 취소, 영업정지, 시정 및 중지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으로 나뉜다.

기관경고를 받으면 대주주 결격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으로 1년 동안 인수합병 등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상 대주주 변경 승인 결격 사유는 △최근 5년간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 △자회사 등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 △최대주주의 1년 동안 기관경고 또는 최근 3년 동안 시정명령이나 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의 조치 등이다.

한화생명은 독립법인보험대리점(GA)인 피플라이프 인수와 관련해 후보로 꼽히고 있다.

피플라이프 쪽에서 매각설을 일축하기는 했지만 한화생명은 실무진 차원에서 피플라이프 인수를 검토했다.

한화생명은 자회사형 독립법인보험대리점으로 한화라이프에셋과 한화금융에셋을 두고 있지만 두 곳 모두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화라이프에셋과 한화금융에셋은 지난해 순손실 9억8600만 원, 20억9900만 원을 각각 거뒀으며 1분기에도 순손실 32억 원과 순손실 12억 원을 내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한생명도 7월 독립법인보험대리점을 설립하기로 결정했으며 네이버파이낸셜도 보험사 설립보다는 보험 중개서비스를 통해 보험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 사장이 독립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경쟁력을 높일 방안의 하나로 인수합병 카드를 꺼내들 필요성이 큰 셈이다.  

여 사장은 7월 초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에서 “지금 우리가 마주한 변화와 도전의 시기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해야만 또 다른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한화생명 모든 임직원들이 경쟁사보다 빠르게 낡은 것을 깨고 새로운 판을 준비하는 데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하며 디지털 기반 신사업 진출에 의지를 보였다.

신사업에 진출할 때 속도를 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인수합병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말 한화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꾸려 유비케어 인수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화생명뿐 아니라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들은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신생기업을 발굴해 육성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인수합병까지 바라보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금감원으로부터 종합검사를 받았다.

대주주 및 계열사 거래와 관련해 내부통제가 미흡하고 자산운용 성과평가기준 등 자산운용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금감원 제재심과 관련해 "현재로서 확인해줄 수 있는 부문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