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라즈마가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 이른 시일 안에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SK플라즈마가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기업공개(IPO)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플라즈마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서둘러, 기업공개도 탄력받아

▲ 혈장치료제 이미지.


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 가운데 GC녹십자와 함께 SK플라즈마도 주목을 받고 있다.

혈장 치료제는 특정 질환에 걸린 뒤 회복한 사람의 혈장 속에 항체가 형성된다는 점을 이용한 치료제다.

완치자의 혈장을 다른 환자에게 수혈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에 더 잘 싸울 수 있도록 돕는다.

혈장 치료제는 2015년 메르스 때도 중증 환자 3명에게 투여된 적이 있다. 최근에는 신촌세브란스병원이 코로나19 환자 2명에게 혈장 치료제를 투여해 완치하면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혈장 치료제는 항체 치료제, 기존 약물 재창출, 신약 등의 치료제와 달리 완치자의 혈장을 얻으면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치료제들보다 개발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는 이르면 2020년에 개발이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3일 “코로나19 치료제 가운데 하나인 혈장 치료제는 아마 가장 빠른 시간 안에 결과물을 볼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SK플라즈마는 현재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SK플라즈마는 선천적 면역결핍질환, 혈우병, 화상 치료 등에 사용되는 혈액제제 전문기업으로 2015년 ‘SK디스커버리(옛 SK케미칼)’에서 분사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과 생산이 가능한 기업은 GC녹십자와 SK플라즈마 정도만을 꼽는다. 혈장치료제를 개발하려면 혈액제제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2곳만 일정 수준 이상의 설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SK플라즈마와 GC녹십자의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을 놓고 보면 GC녹십자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GC녹십자는 5월4일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 과제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또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를 전면 무상공급하겠다고 밝히며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SK플라즈마는 연구과제 공모 신청을 검토했지만 지원은 하지 않았다.

SK플라즈마 관계자는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는 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에 조금 늦더라도 성공하기만 한다면 SK플라즈마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혈장 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장을 받아야 하는 특성상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SK플라즈마는 완치자의 혈장에서 코로나19 면역 단백질만 분리해 치료제로 생산하는 ‘면역글로불린’ 제제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 항체를 지닌 면역글로불린 제제는 코로나19만을 표적으로 해 우수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고 기존 면역글로불린 제조 라인에서 즉각 생산할 수도 있다.

SK플라즈마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 뒤 상장작업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플라즈마는 2019년 영업손실 46억 원을 내며 적자전환했지만 여전히 성장성은 밝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혈액제제사업은 기술적 장벽이 높아 세계적으로도 30여 개 기업밖에 없는데 시장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SK플라즈마에 투자했던 재무적 투자자들도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회수하기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