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로부터 거둔 대형 디스플레이 매출이 급감했다. 삼성전자는 중소형 디스플레이도 다른 곳에서도 받는 쪽으로 눈을 돌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매출도 담보할 수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 적자로 전환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고객을 확보하는데 더욱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독점공급 깨져 중국 고객 확보 절실해져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11일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8년 삼성전자를 통해 매출 10조4613억 원을 올렸는데 2019년에는 7조3544억 원으로 삼성전자 매출이 30% 줄었다. 매출비중은 32.4%에서 23.8%로 8.6%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전자 매출은 애플 매출(7조2594억 원)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으로 격차가 좁혀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애플 매출은 2018년 5조8673억 원이었는데 중소형 올레드(OLED) 패널 공급이 확대되면서 매출이 늘었다.

삼성전자 매출 감소는 주력제품인 QLEDTV에 사용되는 LCD패널 가격 하락 때문으로 여겨진다. 55인치 LCD패널 가격은 2019년 1월 143달러였는데 2020년 1월에는 102달러에 그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사업 정리수순을 밟고 있다. 이에 따라 2021년이면 LCD패널 생산이 중단된다.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LCD매출이 회복할 가능성은 없는 셈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그동안 LCD TV 패널 조달물량 중 최소 30% 이상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받아왔다”며 “앞으로 1~2년간 삼성전자 TV사업부의 중화권 패널 의존도가 최대 9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TV용 패널사업에서 LCD를 대체하는 퀀텀닷(QD)디스플레이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QD디스플레이 매출이 LCD 매출을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아직 퀀텀닷디스플레이TV 제품 출시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디스플레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중소형 디스플레이 매출이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다행히 스마트폰 올레드패널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업계 최초로 초박형 강화유리(UTG)를 사용한 폴더블(접는) 디스플레이를 내놓는 등 중소형 올레드 기술경쟁력도 높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올레드 디스플레이 공급처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삼성디스플레이에 큰 부담이다. 자칫 대형 디스플레이에 이어 중소형 디스플레이에서도 삼성전자 매출이 감소할 수도 있다.

시장 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팅(DSCC)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올레드패널 독점공급사 지위를 잃어버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플러스, 갤럭시A91 등에 중국 BOE가 만든 올레드패널을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패널 가격을 낮추려는 목적으로 공급사를 다변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패널 공급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에따라 스마트폰 올레드패널 확대 바람을 타고 중국 등 다른 고객사의 매출을 늘려 삼성전자 매출 감소를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화웨이 P40프로플러스, 샤오미 미10 청춘판 등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패널이 탑재됐다. 또 메이주의 스마트폰 메이주17에도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패널이 공급된다.

중국 회사에 폴더블 올레드패널 공급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하반기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에 폴더블 패널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