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서 내놓은 GV80과 G80이 국내에서 흥행하고 있다.

31일 현대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용우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사업부장 부사장이 미국에서도 제네시스의 흥행을 이어가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 제네시스 GV80 G80 국내 흥행, 이용우 ‘미국 안착’ 부담 커져

▲ 이용우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사업부장 부사장.


미국은 가장 큰 고급차 시장인 데다 세계 유명 고급브랜드들이 격전을 벌이는 곳으로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내놓은 때부터 이곳에서 성공을 목표로 삼아왔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15년 11월 출범된 뒤 국내 다음으로 미국에서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다.

GV80은 국내에서 제품 경쟁력을 확인한 데다 이미 미국에서 사전계약대수 6천 대를 넘겼다는 점에서 ‘성공이 보장됐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현대차는 1월 GV80을 출시한 데 이어 30일 G80도 국내에 내놨다. 두 차량 모두 사전계약 하루 만에 2만 대 넘는 물량이 계약되며 소비자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부사장은 무엇보다 미국에서 제네시스의 독립 영업망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미국 고급차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2017년 제네시스모터아메리카(GMA) 법인을 따로 설립했지만 제네시스 차량만 따로 판매하는 딜러망을 구축하는 작업은 거의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에서 현대차와 함께 쓰는 복합 딜러망이 350곳, 제네시스 독립 딜러망은 2곳으로 알려졌다.

이 부사장은 미국에서 일한 경험이 풍부한 데다 특히 영업에 잔뼈가 굵은 인물로 알려졌다. 애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그를 제네시스사업부 책임으로 점찍은 데도 이런 역량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전임자인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부사장이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에서 브랜드 총괄을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제네시스의 브랜드 성장을 주도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정 수석부회장은 다음 단계로 판매를 늘리기 위해 영업에 힘을 줘야할 때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국내에서 제네시스의 인기로 볼 때 미국에서 흥행을 기대하는 시선도 적지 않은데 미국 판매에서 고전한다면 자칫 이 부사장에게 화살이 날아올 수도 있다.

미국 자동차전문매체들이 GV80과 G80 모두에 호평을 쏟아내는 점도 부담일 수 있다. 현지에서도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은 셈인데 판매실적이 부진하다면 영업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모터1은 GV80을 놓고 “제네시스가 스타일과 기술 등의 영역에서 (다른 고급차 브랜드의) 자리를 개척하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카앤드라이브는 “두 작품(GV80과 G80) 모두 제네시스가 BMW나 메르세데스-벤츠처럼 급성장하는 명품 브랜드로서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20년 하반기 미국에 GV80과 G80을 줄줄이 투입한다. 

코로나19 여파로 현대차가 두 차량의 미국 출시를 미룰 수 있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비대면 마케팅 강화로 대응하며 출시 일정을 그대로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사장은 현대차에서 아중동사업부장, 해외판매사업부장, 브라질법인장, 북미권역본부장을 거쳐 미주권역지원담당을 역임하는 등 오랜 기간 현대차의 해외영업을 담당했다. 2019년 10월부터 제네시스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