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이 된 서울 용산구를 차지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경쟁이 치열하다.

민주당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30년 서울시 행정경험을 앞세워 중도층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통합당에서는 정권심판론의 선봉장을 자임한 권영세 전 의원이 보수성향 유권자의 결집을 노린다. 
 
서울 용산에서 민주당 강태웅 통합당 권영세 무주공산 점령 치열

▲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왼쪽)과 권영세 전 새누리당 의원.

 
25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용산구는 일찌감치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밝힌 4선의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19대 총선까지는 통합당계 소속으로, 제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간판으로 당선된 지역인 만큼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곳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에서 전략공천을 통해 용산구에 투입된 강 전 부시장은 관료생활을 통해 쌓은 행정능력과 도시개발 전문가임을 앞세워 유권자들의 표심을 노린다.

그는 1월22일 민주당 입당식에서 “서울시에서 성장하고 실력을 쌓은 전 행정1부시장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행정 전문가라고 자부한다”며 “천만 서울시민과 함께 울고 웃은 지난 30년의 세월을 서울의 심장인 용산과 용산 시민을 위해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부시장이 서울의 도시개발사업을 일선에서 지휘했다는 점은 여러 개발사업이 한창인 용산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강 전 부시장은 한남뉴타운 사업 촉진, 경의중앙선과 경부선 지하화, 글로벌 용산공원 조성 등 굵직한 개발사업 공약을 비롯해 남영역 원효로 방향 출입구 신설 등 행정동별 맞춤공약도 내놨다.

강 전 부시장은 2018년 1월31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발표한 ‘서울미래 혁신성장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추진하는데 참여했다. 서울미래 혁신성장 프로젝트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응해 일자리 창출과 미래 먹거리산업의 집중육성을 목적으로 한 도시개발 계획안이다.

통합당에서는 치열한 경선을 뚫고 올라온 권영세 전 의원이 현정권을 향한 저격수를 자처하며 4선을 노린다. 

권 전 의원은 2월5일 보도자료를 통해 “(참여정부 시절) 야당의원으로서 ‘철도공사 러시아 사할린 유전개발 개입 의혹’을 비롯한 노무현 정부의 권력형 비리들을 파헤치며 참여정부 저격수로 활약했다”며 “21대 총선은 저격수의 귀환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적자를 보던 철도공사가 러시아 유전사업에 투자한 것과 관련해 당시 정부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데 앞장서 특검까지 출범하는 데 기여했는데 특검은 별다른 수사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권 전 의원은 통합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최고위원,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을 역임하며 쌓은 정치경력이 강점이다.

영등포을 지역구에서만 3선에 오르며 2002년부터 2012년까지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쳤다. 제19대와 제20대 총선에서는 잇따라 고배를 마신 뒤 주중국 대사를 맡았다.

권 전 의원은 강변지역 철도 지하화와 신분당선 조기 완공 및 역 추가신설,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조속 추진, 용산공원 체육시설 및 공연시설 구축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용산은 동부이촌동과 이태원동, 한남동 등에 서울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못지않게 소득수준이 높은 유권자들이 많고 보수성향도 짙은 지역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민주당계 정당 소속으로 3연임에 성공하는 등 범진보 성향의 유권자들도 적지 않아 두 후보는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용산에는 정의당 정연욱 전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의장과 민생당 권혁문 전 지방분권 개헌국민행동 서울본부 추진위원장 등이 출마해 표밭을 다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대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