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가 동남아시아 라면시장을 넓히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오뚜기에 따르면 현지화 전략으로 성과를 낸 베트남 라면공장을 생산허브로 삼아 올해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시장을 공략한다. 
 
오뚜기, 베트남 라면공장 발판으로 동남아로 라면 공략 확대

▲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


오뚜기가 아세안 라면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다른 경쟁기업들보다 내수 매출비중이 높아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2019년 면제품류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시장에서 나올 것으로 추산됐다.

오뚜기와 라면 1위를 다투는 농심도 지난해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오뚜기는 2019년 3분기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8.83%에 머무르고 있다.

여기에 국내 라면시장 성장세는 해마다 둔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2013년 처음 2조 원을 넘은 뒤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조9900억 원, 2조475억 원 등 2조 원 내외에서 머물렀다. 2019년 역시 비슷한 수준을 보인 것으로 추산됐다.

오뚜기는 2018년 6월 베트남시장에 뛰어들었다. 

오뚜기는 베트남 라면공장에서 베트남 소비자 입맛에 맞는 맞춤형 라면을 선보였다. 포장을 소포장으로 바꾸고 현지인의 식사량에 맞게 양을 줄였다. 대신 가격을 낮췄다.
 
오뚜기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법인 및 공장 설립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오뚜기 라면의 2018년 베트남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이상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오뚜기 베트남 현지법인의 2019년 3분기 매출은 219억 원으로 2018년 같은 기간보다 31.9% 증가했다. 
 
오뚜기는 베트남 라면공장을 통해 성공한 현지화전략을 다른 아세안 시장에도 적용할 계획을 세웠다. 베트남 라면공장을 생산허브로 활용하면 현지 입맛에 맞는 제품을 동남아시아 시장에 빠르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뚜기는 베트남에서 편의점 및 실수요 공장, 외식업체 등을 공략해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데 주변 아세안시장에서도 같은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는 해외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의 하나로 현지의 대형유통점에 '오뚜기 옐로우존'을 별도로 만들고 라면 입점을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매장 시식행사와 함께 현지업체를 통한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해 해외 소비자들에게 오뚜기 라면 홍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을 포함한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시장에서는 한국 라면 수요가 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2017년 라면 소비량을 기준으로 베트남은 세계 5위의 라면 소비국가다. 1인당 연간 섭취량으로 계산하면 53.5개로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소비량이 많다.

말레이시아도 2015년부터 한국 라면 수입액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6년 950만 달러에서 2017년 1654만 달러로 74% 증가했다.

태국은 2017년 우리나라에서 라면 1961만 4천 달러를 수입했다. 2017년 태국의 라면 전체 수입 가운데 74.7%에 해당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