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연구개발본부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해 미래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대대적 개편, 비어만 "미래 경쟁력 확보"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자동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


현대차그룹은 9일 연구개발본부의 조직체계를 기존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 설계, 전자, 차량성능, 파워트레인 등 5개 담당의 병렬 구조에서 △제품통합개발담당 △시스템부문 △PM담당 등으로 단순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디자인담당과 상용담당은 기존과 동일하게 연구개발본부의 별도 조직으로 운영된다.

현대차그룹은 “시장에서 요구하는 자동차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자동차 품질과 신뢰성을 향상함은 물론 수익성을 높여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려고 한다”며 “차량 개발의 복잡성을 줄이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개발본부를 ‘기본 구조’ 위에 ‘기술’을 쌓고 ‘차별성’을 부여하는 ‘삼각편대’ 조직으로 개편해 고객 중심의 개발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현대차그룹은 덧붙였다.

‘제품통합개발담당’은 차량아키텍처개발센터와 차량성능개발센터로 구성되는데 자동차 개발 초기 단계에서 전체적 기본 구조를 잡고 최종 단계에서 다시 차량의 성능을 종합적으로 조율하는 일을 맡는다.

차량아키텍처개발센터는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차량 개발의 뼈대가 되는 ‘아키텍처 개발’ 단계부터 시장 요구사항을 반영해 이후 전개되는 다양한 제품에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 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차량성능개발센터 역시 새롭게 편성된 조직으로 자동차 개발 최종 단계에서 NVH(소음, 진동, 불쾌감)와 안전, 내구, 에어로다이내믹(공기역학) 등 통합적 차량 성능 개발을 지휘하는 역할을 맡는다.

‘시스템부문’은 차량의 기술적 네 가지 핵심 요소인 △섀시(현가, 조향, 제동) △바디(차체, 내외장) △전자 △파워트레인 등 모두 4개의 담당 체계로 구성된다.

4개의 시스템부문은 기존에 설계와 해석, 시험부문으로 분산돼 있던 조직을 통합한 완성형 개발 조직으로 각각 구성돼 부문별 독립성과 책임성이 강화됐다.

현대차그룹은 시스템부문을 통해 신기술이 다양한 차종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부품의 모듈화·표준화 기준을 정립해 구매부터 생산, 협력기업까지 이어지는 협업 구조를 다져가기로 했다.

‘PM담당’은 제품통합개발담당에서 만들어진 차량의 기본 콘셉트를 바탕으로 차량의 각 시스템부문에서 개발한 기술을 차급과 브랜드별로 최적화해 상호 간섭을 막고 차별화한 제품 개발을 담당한다.

PM담당 조직은 기존에 제네시스와 EV고성능, 소형, 중대형, 레저용차량(RV) 등으로 구성됐지만 이번 개편을 통해 모든 브랜드를 아우르는 차급 구조(경형, 소형, 준중형, 중형, 대형)로 재편됐다.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은 가상 공간 시뮬레이션을 강화하기 위해 제품통합개발담당 산하에 버추얼차량개발실을 새로 만들었다. 버추얼차량개발실은 자율주행 기술 분야 등에서 실물 제작과 주행 시험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 개발속도를 높이고 품질 안정화에 기여하게 된다.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이번 연구개발조직 개편으로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고객 요구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연구개발 환경과 협업 방식의 변화를 통해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미래에 대응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