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등이 바이오기업 상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상장장벽이 높아지고 있어 고전할 수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 메드팩토 등 바이오기업이 잇따라 기술성 평가에서 쓴잔을 들면서 평가기준이 엄격해진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바이오기업 상장 기술평가 깐깐해져, 증권사 상장주관 힘들어져

▲ (왼쪽부터)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과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브릿지바이오는 전통 제약사, 바이오벤처, 연구소, 학계 등에서 초기 탐색 과정이 진행된 후보물질을 들여와 본격적으로 개발하는 회사로 두 곳의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모두 BBB 등급을 받았다.

항암 신약을 개발하는 메드팩토 역시 두 곳의 전문평기관으로부터 A와 BB 등급을 받았다. 

최근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성분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진 뒤로 전문평가기관에서 이전보다 까다롭게 바이오기업의 기술성을 평가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바이오기업은 보통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를 통해 코스닥 상장을 시도하는 사례가 많다. 초기 몇 년 동안 적자를 내는 기업이 많기 때문에 기술성 평가만 통과하면 상장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제도는 기술력과 성장성이 뛰어난 중소·벤처기업에게 일부 심사요건을 면제해 상대적으로 쉽게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도록 한다. 전문평가기관 두 곳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등급을 받으면 경영성과나 이익 요건 등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상장할 수 있다.

기술성 평가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바이오기업 상장에 속도를 내는 증권사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회사들은 증권사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바이오기업 상장에 뛰어들고 있는데 기존에 추진하고 있던 바이오기업의 상장 과정에서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브릿지바이오는 지난해 4월 두 곳의 평가기관에서 BB와 A 등급을 받았는데 1년 만에 두 개의 BBB 등급을 받을 정도로 평가가 낮아지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키움증권과 공동으로 리보핵산간섭(RNA) 현상을 활용한 신약물질 연구개발회사 올리패스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고 삼성증권 역시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기업인 고바이오랩의 상장 주관사를 맡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는 바이오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며 "바이오기업의 기술성을 파악해야 하는 증권사의 역량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기업은 성장성을 입증할 만한 재무적 지표가 부족한 사례가 많아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더욱이 최근 바이오기업의 신약개발 속도가 더뎌진 데다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인보사가 품목허가 취소를 받으면서 신약개발과 관련한 기대감이 낮아져 바이오기업을 향한 기술성 평가기준을 까다롭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최근 상장시킨 바이오회사 압타바이오가 '인보사 사태'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었지만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며 "기술성 평가기준과 상관없이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성공적 상장사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