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4G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인 G시리즈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생산하던 국내 평택 공장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프리미엄 라인을 재정비하면서 5G 전용라인인 V시리즈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LG전자 스마트폰사업 구조조정으로 G시리즈 미래 불투명

▲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앞으로 스마트폰사업을 5G에 집중해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을 짠 것으로 파악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생산라인 거점을 베트남으로 이동하는 것은 원가 효율화와 사업 규모 축소를 꾀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5G 스마트폰에 초점을 맞춰 손실 규모를 줄이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시리즈는 애초 V시리즈와 함께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의 두 축으로 운영돼 왔는데 LG전자는 올해 초 5G 스마트폰을 준비하면서 G시리즈는 4G 전용으로, V시리즈는 5G 전용으로 라인을 이원화했다.

이는 V시리즈가 카메라와 음질 등 멀티미디어 기능에 강점을 지녀 가상현실(VR) 게임, 스포츠 중계 등 엔터테인먼트적 기능에 특화된 5G 스마트폰에 최적화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따라 G시리즈는 4G 전용 라인으로 남겨 LG전자의 색깔을 보여주는 브랜드로 구축하기로 했다. 

그러나 G시리즈 최신 제품인 ‘LG G8 씽큐’가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판매량을 보이면서 이마저도 큰 실효성이 없다는 말이 나왔다. G8 씽큐 판매량이 G 시리즈 론칭 이후 최초로 100만대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G시리즈는 사실상 LG전자 스마트폰 시리즈 가운데 결함문제가 많이 불거졌던 브랜드로 모듈식 스마트폰 ‘LG G5’를 출시했을 당시에는 불량재고가 쌓여 MC사업본부의 존폐론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이후 출시된 ‘LG G6’ 또한 여러 문제를 겪으며 LG전자는 결국 제품을 단종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G6을 마지막으로 G시리즈가 더 이상 출시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브랜드는 계속 유지됐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지금까지 결함으로 얼룩진 G시리즈의 '흑역사'를 고려했을 때 LG전자 스마트폰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V시리즈와 통합 이야기가 꾸준히 제기된 것 또한 이러한 맥락인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지금까지 스마트폰 사업의 효율화 과정에서 중저가 라인 K시리즈와 X시리즈를 통폐합하는 등 적자사업을 꾸준히 정리하는 행보를 보여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프리미엄 라인을 개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생산이 중단된 평택 공장이 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라인이라는 점과 최근 들어 5G통신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앞으로 스마트폰시장이 5G 위주로 꾸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추측에 힘이 실린다.

이에 더해 같은 프리미엄 라인인 V시리즈가 5G 스마트폰 ‘LG V50 씽큐 5G’에 힘입어 시장 인지도를 높여가기 시작하면서 두 브랜드의 명암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V시리즈는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V40 씽큐’를 시작으로 스마트폰 사양이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아직 출시되지 않은 V50은 퀄컴의 최신 AP칩을 탑재하는 등 이례적 완성도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높다.

LG전자 모바일 사용자 카페의 게시판에서도 누리꾼들은 G시리즈의 운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누리꾼은 “G8 판매량이 저조한 이유는 더 이상 관심이 가지 않는 빛바랜 장점 때문”이라고 뒤쳐진 기술력을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은 “V50과 듀얼 디스플레이의 장점이 재조명되면서 G8의 존재감이 없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