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플렉시블 올레드(POLED)에 쓰이는 핵심 기판을 또 다른 성장축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플렉시블 올레드시장이 폴더블(접는) 스마트폰과 자동차용 올레드 패널 등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LG이노텍은 플렉시블 올레드에 쓰이는 기판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LG이노텍, 플렉시블 올레드 기판으로 새 성장축 확보한다

▲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


24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최근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가 안정적 수익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Tape Substrate)부문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주력사업인 광학솔루션사업부가 업황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 등을 중심으로 하는 기판소재가 기대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부문은 디스플레이용 핵심 기판을 개발, 생산하는 사업부로 2메탈 COF(칩온필름)가 주력제품이다.

플렉서블 올레드의 핵심부품인데 2018년 말 기준 글로벌시장 점유율 41.0%를 차지할 만큼 LG이노텍의 숨겨진 효자사업이다. 지난해 생산라인 가동률도 97.3%에 이른다.

LG이노텍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시장의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고해상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적합한 2메탈 COF(칩온필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메탈 칩온필름은 디스플레이 패널과 메인회로기판을 연결해주는 부품으로 LG이노텍은 독자적 초미세 공법을 적용해 고해상도의 얇은 올레드 디스플레이에 적합한 기판을 개발했다.

LG이노텍의 사업 확대와 맞물려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회사들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플렉시블 올레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올해 3월 중국 디스플레이기업들의 6세대 플렉시블 올레드 신규 생산라인 가동 건수는 65건으로 2월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고 4월에도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폴더블 스마트폰, 롤러블 TV 등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혁신 IT(정보기술) 기기들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글로벌 디스플레이기업들이 관련 기술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주행 등 미래 자동차시장의 성장으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도 LCD 패널에서 플렉시블 올레드로 서서히 대체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유비리서치는 올해 올레드시장이 지난해보다 13.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폴더블 올레드, 롤러블 올레드 등 플렉시블 올레드시장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이미 지난해 말부터 칩온필름의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지금까지 업계 증설환경이 제한적이었던 데 반해 최근 중국 신규 공장들이 속속 가동되면서 COF 수급 균형이 깨졌다”며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판매가격도 우호적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LG이노텍은 플렉시블 올레드 기판사업에서 기회의 문이 활짝 열리고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 광학솔루션사업부에 치우쳐 있는 실적 의존도를 완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기판 소재사업은 LG이노텍의 묵은 숙제인 ‘애플 의존도 낮추기’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LG이노텍은 2메탈 칩온필름 등 차세대 제품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앞세운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이노텍은 24일부터 국제전자회로산업전에 참가해 혁신적 기판제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2메탈 칩온필름은 휘어지거나 얇은 두께, 얇은 배젤의 디스플레이에 적합해 올레드 등 고해상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