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다양한 회사들을 모아 이전에 없던 색다른 은행을 만들 준비에 온힘을 쏟고 있다.

이 대표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들을 주주로 모으며 차별성을 부각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스타트업의 자본력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의사결정구조를 함께 감안한 효율적 주주 구성을 두고는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이승건, '토스 인터넷은행'에 스타트업 얼마나 '모실까'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바리퍼플리카가 운영하는 토스와 신한금융그룹이 구성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은 22일 전에 컨소시엄 주주 명단을 발표한다. 

이 컨소시엄에는 현대해상과 전자상거래 플랫폼회사인 '카페24', 간편 회계서비스 ‘캐시노트’를 만든 '한국신용데이터', 부동산중개서비스 회사 '직방', 온라인 패션쇼핑몰 '무신사'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34%를 확보하고 최대주주로서 컨소시엄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가 그 시작으로 내놓은 컨소시엄 주주 구성을 두고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파격’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주주구성이 시중은행보다 다양한 편이라고는 하지만 스타트업을 대거 주주로 내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물론이고 주주회사가 20개에 이르는 케이뱅크에서도 스타트업으로 구분할 수 있는 주주는 위치기반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얍컴퍼니' 뿐이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으로 주주를 구성해 '다가가기 쉬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평소 “어렵고 복잡한 금융을 ‘캐주얼’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오기도 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출범할 인터넷전문은행을 ‘놀이터’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대표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을 주주로 모으며 차별성을 확보했지만 컨소시엄에 어떤 주주를 얼마나 더 받을 것인가 하는 점이 문제로 남아있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사례를 감안해 이 대표가 10개 미만의 주주사로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케이뱅크가 20곳의 주주로 구성됐지만 유상증자 등 주요 현안을 두고 소액주주의 불참과 반대 등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문제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가 10개 미만의 주주사로 컨소시엄을 꾸린다면 이미 주주사로 참여한 스타트업의 자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대표와 신한금융지주가 50% 가까운 지분을 책임지고 주주사 가운데 규모가 큰 현대해상이 10% 가까운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나머지 7개의 회사가 40% 지분에 해당하는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초기 설립에는 최소 1조 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개 정도 남은 주주사 자리도 차별성 확보를 위해 스타트업으로 채우게 되다면 스타트업 주주 하나가 감당해야 할 투자금은 평균 500억~600억 원 수준인 셈이다. 

컨소시엄 주주사 가운데 현대해상 다음으로 규모가 큰 카페24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200억 원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금액은 스타트업 주주사 대부분에게 마련하기 쉽지 않은 금액이 될 수 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인터넷전문은행의 효율적 의사결정구조와 주주 구성의 다양성을 두고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주주구성을 두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토스가 이끄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색깔이 결정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