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쌍용건설 대표이사 회장이 동남아시아 건축시장에서 쌓아올린 명성을 바탕으로 ‘해외 건설명가’ 쌍용건설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김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앞으로도 고난도 기술을 요구하는 해외 프로젝트에서 실적을 낼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해외시장을 향한 의지를 다졌는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이 든든한 아군이 돼줄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김석준, 신남방정책 타고 '동남아 강자' 쌍용건설 다진다

▲ 김석준 쌍용건설 대표이사 회장.


13일 쌍용건설에 따르면 김 회장이 대기업 13개사, 중견기업 14개사로 구성된 문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순방 경제사절단에 건설사 경영자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쌍용건설이 동남아시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점을 인정받은 것 같다”며 “국가 차원의 경제협력이 확대되고 비즈니스포럼 등 경제교류의 장이 마련되면 앞으로 수주활동에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싱가포르를 필두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고난도 건축물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초고층 건물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과 풍부한 시공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쌍용건설의 대표작으로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이 있다. 김 회장은 2018년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직접 안내하고 시공방법을 소개했다.

‘싱가포르의 상징’이라고 불리는 이 건물은 같은 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문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쌍용건설은 김 회장의 이번 방문지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도 339m 높이의 초고층 복합빌딩 ‘옥슬리타워’를 짓고 있다. 이 회사는 입찰 당시 최저가를 제시하지 않았음에도 기술력, 시공실적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2019년에 싱가포르를 비롯한 주변 지역을 집중 공략하며 동남아시아 고부가 건축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2018년 쌍용건설 41주년 기념사에서 “과거 쌍용건설의 영광은 그리워해야만 할 대상이 아니라 재현 가능한 대상”이라며 쌍용건설의 전성기를 다시 이루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는데 그동안 동남아시장에서 이룬 성과가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은 2018년 시공능력 평가 30위에 머물렀으나 그해 해외수주 14억3500달러를 따내며 해외 건설수주 순위에서 10대 건설사를 제치고 6위를 차지했다. 특히 플랜트를 제외하고 보면 2위라는 호실적을 보였는데 그만큼 해외 건축, 토목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시장을 공략하는 정부의 신남방정책 확대가 김 회장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김 회장은 1년에 3~4개월 정도를 해외에 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절과 연말연시에는 반드시 해외 건설현장을 방문해 현안을 살피고 직원들을 격려한다. 2018년 마지막 날과 2019년 첫 날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현장에서 보냈다.

김 회장은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차남으로 1953년 경상북도 대구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쌍용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1995년 쌍용그룹 회장까지 올랐으나 쌍용그룹은 외환위기를 맞아 해체됐다. 쌍용건설도 워크아웃에 들어갔지만 김 회장은 채권단의 요청으로 계속 쌍용건설을 경영했다.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 2006년 한 차례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으나 2010년 복귀했다. 2015년 쌍용건설을 인수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투자청으로부터 2018년 재신임받아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한국-싱가포르 경제협력위원회 한국 측 위원장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