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웹젠 대표이사가 오랜 ‘중국 사랑’ 끝에 곧 결실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중국 판호(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필요한 허가권) 발급이 중단된 뒤에도 계속해서 중국 문을 두드렸는데 판호 발급이 재개되면서 웹젠의 수혜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김태영, 중국 공들인 덕에 웹젠의 '판호 발급' 결실 눈앞에

김태영 웹젠 대표이사.


5일 웹젠 관계자는 중국 판호 발급과 관련해 “웹젠은 중국 기업과 협업한 정도가 높아 일부 게임에 대해 내자판호로 발급을 신청했다”며 “내자판호로 발급을 신청한 만큼 다른 게임회사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다시 판호를 발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8천 개 정도로 파악되는 판호 발급 대상에 웹젠 게임도 포함돼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의 문화산업을 키우기 위해 외자판호에 호의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이는데 웹젠은 중국 게임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내자판호로 발급을 신청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웹젠의 중국 판호 발급 가능성을 유력하게 바라본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뮤’ 지식재산권이 한국산이라 공식적으로 중국에서 외국게임으로 분류되지만 개발사와 배급사가 모두 중국 기업으로 사실상 중국 게임인 만큼 판호 발급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사드 갈등이 불거진 뒤 2017년 3월부터 한국 게임에 판호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대부분 게임회사들은 다른 나라로 눈을 돌렸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을 일본에 출시하기 위해 일본 법인을 설립한 뒤 현지화 작업에 매진하고 있으며 펄어비스도 대만에 이어 26일부터 ‘검은사막 모바일’을 일본에 직접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넷마블은 일본 대형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상반기에 새 게임 3종을 내놓을 계획을 세워뒀다.

반면 웹젠은 한국과 중국시장에 대부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웹젠 관계자는 “해외시장 가운데 중국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판호 발급이 중단된 시기에도 중국 기업들과 현지에 출시할 게임을 개발했다. 중국 시장에서 단 맛을 본 경험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웹젠은 2014년 6월 ‘뮤온라인’의 웹버전게임 ‘대천사지검’을 중국에 출시하며 지식재산권을 통한 수익을 내는 데 눈을 떴다.

웹젠은 대천사지검을 중국 포털 37요우시 등에 탑재해 저작권료를 받는 형식으로 수익을 거둬들였다. 대천사지검은 출시 당시부터 웹게임 순위 1위에 오르며 월 매출 160억 원을 달성했다.

김 대표는 중국에서 뮤 지식재산권이 강해진 만큼 중국에 게임을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앞으로 웹툰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김 대표가 중국에 집중하고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않은 이유로 비용적 측면도 있다. 

다른 나라에 새로 진출해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현지 개발사 및 배급사를 물색하고 유통망, 서버 등을 구축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뮤 지식재산권을 새로 알려야 하는 걸림돌도 있다.

김 대표는 꾸준히 중국 문을 두드려 앞서 판호 신청을 해둔 덕분에 최근 중국이 신규 판호 접수를 중단하는 악재도 비껴갈 수 있었다. 

2월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은 중국 국가신문출판사광전총국이 신작 게임을 둔 판호 신청 접수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부터 이미 신청 접수된 판호건수가 8천 건에 이르러 당분간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판호를 신청한 게임들은 순차적으로 판호 발급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웹젠은 판호를 미리 신청해놨기 때문에 영향이 적을 것”으로 바라봤다.

웹젠은 신작을 통해 실적 증가의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오 연구원은 “기존 뮤 지식재산권 게임들의 매출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며 “2018년 4분기 국내에 출시한 ‘뮤온라인’도 매출 순위가 빠르게 하락해 기존 게임들의 매출 감소를 상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뮤오리진2’는 한국에서 하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기적:각성’, ‘기적:최강자’ ‘전민기적’ 등은 안정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웹젠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860억 원, 영업이익 488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29.2% 감소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