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20년 전부터 염원해왔던 몽골 노선을 이번에는 배분받을 수 있을까?

22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늦어도 다음주에 배분될 것으로 보이는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몽골 노선 운수권 따내기 20년 공들인 성과  거두나

▲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확대하기 위해 민간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며 “국익과 소비자 편익, 경제성, 당위성 등 모든 면에서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이 아시아나항공에 배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1991년부터 대한항공이 독점하고 있는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추가 운수권을 2월 안으로 배분하겠다고 1월17일 밝혔다.

현재 이 추가 운수권을 두고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에 확보된 추가 좌석을 모두 공급할 수 있는 것은 대형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뿐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노선 분배에서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운항 횟수를 주 9회, 좌석 규모를 2500석까지 늘릴 계획을 세웠다. 현재 대한항공이 276석 규모의 항공기로 주 6회를 운항해 모두 1656석을 운항하고 있다는 것을 살피면 이번 노선 분배에 따라 늘어나는 좌석 규모는 약 844석, 운항 횟수는 주 3회다. 

현재 저비용항공사 대부분이 단일 기종으로 운영하고 있는 B737-800 항공기는 최대 승객 수가 189명이다. 주 3회를 모두 운항한다고 해도 한 주에 567석밖에 운항하지 못한다. 한·몽 항공회담으로 확보한 844석 가운데 약 200석 정도가 낭비되는 셈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와 달리 290석 규모의 대형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 분배되는 좌석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토교통부가 밝힌 이번 노선 배분의 취지는 만성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울란바토르 노선의 공급을 늘려 국민들의 항공편의를 높이고 독점체제를 경쟁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이를 살피면 아시아나항공이 저비용항공사보다 어느 정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배분받는다면 운수권 배분이 특정 기업집단에 집중된다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이 부산~울란바토르 노선 추가 운수권을 배분받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이번 운수권 배분에는 현재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는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운임을 정상화한다는 목적도 담겨 있다. 저비용항공사가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취항하는 것이 이런 목적에는 더욱 부합할 수 있는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1월17일 울란바토르 노선 추가 배분 방침을 밝히면서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은 항공권 가격이 지나치게 높고 해마다 증가하는 항공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만성적 항공권 부족이 발생하는 등 국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어왔다”며 “2003년부터 수차례 항공회담을 개최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착상태가 지속돼 운항 횟수가 증대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대한항공이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 배분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이 저비용항공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한항공이 추가 운수권을 배분받아 현재 운항하고 있는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공급을 200석 정도 늘리고 저비용항공사가 나머지 좌석을 배분받는다면 좌석 낭비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이런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공급석을 더 분배받게 되면 저비용항공사가 공급석을 일부 차지한다 하더라도 대한항공과 저비용항공사의 공급석 규모가 8:2가 되기 때문에 공급 증대에 따른 운임 하락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이라며 “대한항공이 운수권 배분에 뛰어든 것은 저비용항공사보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버거운 아시아나항공의 진입을 막겠다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울란바토르 노선 공급 확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1999년 몽골 기간산업부 장관과 항공청장을 면담했던 데에서 시작해 2018년에는 몽골 총리를 면담하는 등 몽골 주요 인사를 20년 동안 30회 이상 면담하며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공급 증대를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또한 한 노선에 한 국가 당 하나의 항공사만 취항하도록 돼 있는 몽골의 국내법을 개정하기 위해 2018년 3월 몽골 인민당 대표단 방한 당시 박주선 국회부의장을 통해 복수 취항 필요성을 전달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1월16일과 17일 진행된 한·몽 항공회담에서 대한항공이 독점하고 있었던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다른 국적항공사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노선 운항횟수와 운항가능 좌석을 대폭 늘리는 것을 몽골 측과 합의했다고 1월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몽골 노선의 운항 가능 횟수는 주 6회에서 주 9회로, 운항 가능 좌석은 1488석에서 2500석으로 늘어나게 됐다. 

몽골 노선은 만성적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운임이 비싸고 탑승률도 높은 '황금 노선'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독점 운영하고 있는 몽골 노선 운임은 비슷한 비행 거리의 다른 노선보다 최대 2배 정도 비싸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