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모하비의 부분변경모델로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시장에 합세한다.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에서 G4렉스턴 등 경쟁 차종을 앞서려면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기아차가 이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 대형 SUV 경쟁에 모하비 부분변경모델 가격 경쟁력 고심

▲ 기아자동차 '모하비'.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가 이르면 6~7월경에 모하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한다.

기아차가 모하비 부분변경모델을 선보이는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기아차는 2008년 모하비를 처음 출시한 뒤 8년 만에 부분변경모델을 내놨는데 이번에 두 번째 부분변경을 실시하게 됐다.

3월부터 시험양산에 들어간 뒤 구체적 출시일정이 잡히면 이에 맞춰 양산계획을 확정하기로 했다.

출시한 지 10년이 지난 모델인데도 불구하고 완전변경(풀체인지)으로 출시하지 않기로 확정한 것을 놓고 고객들은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는 이번 신형 모델을 풀체인지급 수준으로 출시해 고객에게서 반응을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기아차는 최신 자동차에 탑재되는 반자율주행 기능과 첨단 편의·안전사양 등 각종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을 모하비 부분변경모델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관 디자인에도 최근 제네시스 G90 부분변경모델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풀체인지급의 대대적 변화를 준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형 직렬 6기통 디젤엔진 장착도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는 풀체인지급 부분변경모델 출시로 여러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모하비 출시로 SUV 라인업을 보강하게 된다.

기아차는 2016년만 해도 모하비를 연간 1만5천 대가량 판매했지만 모델이 노후화하면서 지난해 판매량은 1770대 수준에 머물렀다. 3년 만에 판매량이 9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현재 부분변경모델 출시를 앞둔 만큼 재고 없이 주문받는 대로 생산하는 방식으로 차를 판매하고 있는데 신형 모델 등장에 따라 신차 출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형 SUV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모하비가 이런 시장 흐름에 판매 수혜를 볼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가 2018년 말에 선보인 팰리세이드는 출시 이후 약 석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크게 흥행하고 있다. 누적 계약건수만 4만5천 대를 돌파했는데 이는 지난해 국내 전체 대형 SUV 판매대수를 넘는 것이다.

싼타페와 쏘렌토 등 중형 SUV 구매를 고려했던 고객들이 팰리세이드에 흥미를 보이고 있으며 평소 대형 SUV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고객들까지 팰리세이드 구매를 고려하고 있을 정도다.

하반기 한국GM의 트래버스 출시도 예정돼있어 대형 SUV시장이 꾸준히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모하비도 이런 흐름에 편승해 판매에서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모하비의 성공적 판매를 위한 판매가격 책정을 놓고는 기아차의 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팰리세이드와 쌍용차의 G4렉스턴 사이에서 모하비가 설 곳이 좁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팰리세이드는 사양에 따라 판매가격이 3475만 원에서 4408만 원까지 책정돼있다. 기존 모하비의 판매가격은 이보다 최소 400만 원에서 최대 700만 원까지 비싸다.

풀체인지 모델도 아닌 데다 팰리세이드보다 전장(차량 길이)과 전폭(차량 너비) 등 크기에서 소폭 뒤지는 점을 감안할 때 모하비가 기존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출시된다면 판매가 힘들지 않겠냐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풀옵션 기준으로 5천만 원을 넘지 않는 팰리세이드와 경쟁하려면 그만큼 가격 측면에서 많은 부분을 양보해야 할 수도 있다.

실제로 모하비나 SUV 동호회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모하비의 판매가격이 풀옵션 기준으로 5500만 원을 넘는다면 팰리세이드를 사는 것이 훨씬 낫다’라는 반응이 우세하다.

쌍용차의 G4렉스턴과 경쟁도 염두해야 하는데 이도 만만치 않다.

G4렉스턴 판매가격은 3448만~4605만 원으로 팰리세이드보다 소폭 비싸 그나마 기존 모하비가 경쟁해볼 여지가 넓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G4렉스턴은 '마니아층이 두터운 프레임보디를 기반으로 한 대형 SUV'라는 차별화 특성을 지니고 있어 모하비가 가격 경쟁력만으로 승부를 보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