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입국장면세점 도입에 따라 기내면세점사업에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내면세점사업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게 수익성 좋은 알짜사업으로 꼽힌다. 
 
입국장면세점 6월 도입,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뼈아프다

▲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2019년 하반기부터 기내면세점사업 매출이 더 크게 줄어들 수도 있다. 

정부는 2019년 6월부터 인천국제공항에 입국장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당초 예고했던대로 입국장면세점의 면세한도를 600달러로 유지하고 담배, 과일, 축산가공품 등 검역대상 품목을 판매대상에서 제외하는 안을 확정했다.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등 대기업면세점이나 시내면세점회사는 입국장면세점 운영에 따른 타격에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입국장면세점에서 담배제품은 판매되지 않는 데다 중소·중견기업이 입국장면세점을 운영하는 만큼 경쟁력 있는 명품 브랜드가 유치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반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영국 면세점전문지 무디다빗리포트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18년 기내면세점사업에서 매출 1억4300만 달러(우리 돈 1600억여 원)를 냈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면세점사업에서 8천만 달러(우리 돈 900억여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됐다. 

기내면세점사업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2018년 연결기준 전체 매출에서 각각 1%를 조금 넘는다. 하지만 기내면세점사업은 매장 운영이나 인건비 등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수익성은 다른 사업보다 월등히 좋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내면세점에서 주로 판매하는 상품은 입국장면세점의 판매대상과 겹칠 가능성이 높다.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이 일반국민 1천 명을 대상으로 2018년 7~8월에 진행한 의견조사에 따르면 입국장면세점 판매 희망물품으로 가장 많이 꼽힌 제품은 화장품과 향수, 패션·잡화, 주류다. 화장품과 향수를 꼽은 응답자는 전체의 60%가 넘고 패션·잡화, 주류는 45% 정도다. 

대한항공은 기내면세점 매출 비중이 화장품·향수는 30% 중후반, 주류는 30%가량, 패션은 5%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아시아나항공도 주류의 매출 비중이 가장 크고 화장품과 향수, 패션 등 품목의 비중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입국장면세점 6월 도입,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뼈아프다

▲ 대한항공 기내면세점 이벤트 이미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입국장면세점에 밀려 알짜사업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 등의 공세에 밀려 기내면세점사업 매출이 줄곧 감소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이번 정책은 더욱 뼈아플 수 있다. 

정부는 인천공항 입국장에 면세점을 우선 도입해 시범운영 해본 뒤 2020년부터 입국장면세점을 김포공항 등 주요 국제공항으로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내면세점사업의 전망이 더욱 흐려졌다고 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기내면세점사업과 관련해 구체적 매출비중 등은 공개할 수 없다”며 “단순히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것보다도 고객이 수하물을 수취하는 구역에 입국장면세점이 생기면 혼잡 등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