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이 2019년 해외 플랜트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반면 삼성엔지니어링과 대림산업은 2019년 해외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각자 경쟁력을 지닌 만큼 자체 목표를 웃돌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해외수주 기대감 높아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업체들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플랜트 발주시장 회복 기대감을 담아 2019년 해외 수주목표를 대부분 높여 잡았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올해 해외 플랜트 수주 확대 이끈다

▲ (왼쪽부터)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김형 대우건설 사장,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EPC는 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의 영문 앞 글자를 딴 말로 대형 건설 프로젝트 등을 진행할 때 건설사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프로젝트 전반을 책임지는 사업방식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대림산업 등이 대표적 플랜트 EPC업체로 꼽힌다.

현대건설이 가장 공격적 목표를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건설은 2019년 해외 수주목표로 연결기준 13조1천억 원, 별도기준 7조7천억 원을 제시했다. 2018년 실적보다 연결기준은 84.5%, 별도기준은 208.3% 높여 잡았다.

현대건설은 시공능력 평가 6위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연결기준과 별도기준 실적 차이가 크게 난다.

현대건설은 1분기 말에서 2분기 초에 25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유정 물 공급시설 프로젝트, 7억 달러 규모의 알제리 복합화력 프로젝트 등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20억 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가스 플랜트 프로젝트, 8억 달러 규모의 알제리 복합화력 프로젝트2 등 2019년 다수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은 해외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1월27일 출국해 설 연휴에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사업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이라크, 알제리, 우즈베키스탄 등 국가에서 대규모 해외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싱가포르 등 경쟁력을 지닌 지역에서도 수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2025년 세계 20위 건설사 진입 목표를 위해 공격적 해외 수주를 예고했다.

대우건설은 2019년 해외에서 3조2천억 원 규모의 신규 일감을 따낼 목표를 세웠다. 2018년 실적보다 88.2% 높다.

대우건설은 특히 하반기 결과가 나오는 10억 달러 규모의 나이지리아 LNG액화플랜트 프로젝트 수주 여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대우건설은 설계·조달·시공(EPC)에 기본설계(FEED, Front End Engineering Design)까지 진행하는 원청 사업자로 나이지리아 프로젝트에 도전장을 냈는데 이 사업을 따내면 세계 LNG액화플랜트시장에서 경쟁력이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은 강점을 지닌 다운스트림(수송·정제·판매) 분야를 바탕으로 알제리,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해외 사업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GS건설은 2019년 해외 수주목표로 3조5천억 원을 제시했다. 2018년 실적보다 45.8% 높은 수준이다.

◆ 삼성엔지니어링과 대림산업도 잠재력 지녀

삼성엔지니어링은 2018년 해외 수주 1위의 영광을 뒤로 하고 2019년 해외 수주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올해 해외 플랜트 수주 확대 이끈다

▲ (왼쪽부터)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박상신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


삼성엔지니어링은 2019년 전체 신규 수주 목표로 6조6천억 원을 제시했다. 국내 수주목표를 평년과 유사한 3조 원 수준으로 가정하면 2019년 해외 수주목표는 3조6천억 원 가량으로 파악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이 2017년과 2018년 해외에서 각각 5조5천억 원, 6조8천억 원 규모의 일감을 따낸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수주에서 단기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보수적 신규 수주목표와 달리 해외사업 후보군은 매우 풍부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9년 미국, 알제리,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제르바이잔,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9년 목표보다 1조 원 가량 많은 4조5천억 원 규모의 해외 수주를 따낼 것으로 장 연구원은 전망했다.

대림산업은 2019년 별도의 해외 수주목표를 공개하지 않았다.

해외 수주 비중이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서 2018년 말 플랜트사업본부가 비상경영을 시작한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현재 해외 플랜트사업의 확장보다 기존 프로젝트의 정상화와 마무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은 2019년 해외에서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하고 있는 중소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1조2천억 원 규모의 일감을 따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8년 실적인 1조5천억 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대림산업은 2019년 보수적 해외사업 기조에도 국내에서 발주가 예정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플랜트사업 신규 수주목표인 2조 원을 채울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업계에서는 2019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지칭하는 '메나(MENA)' 지역의 플랜트 발주시장 회복에 힘입어 국내 주요 플랜트 EPC업체들의 해외 수주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장문준 연구원은 “석유화학산업 고도화를 위한 메나 지역 국가들의 의지는 오일과 가스 플랜트 중심의 발주가 강화하는 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 메나 지역의 대형 프로젝트 입찰은 2019년 하반기에서 2020년 초 사이에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나 지역 프랜트 발주 규모는 2019년 546억 달러로 2018년 실적보다 16.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에는 700억 달러로 올해 전망치보다 28.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