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내정자가 올해 쌍용차의 수출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안았다.

쌍용차는 내수 판매량이 9년 내리 늘고 있지만 수출 부진이 발목을 잡아 2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늘Who] 예병태, 쌍용차 적자 탈출 위해 수출 돌파구 마련 절실

▲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 내정자.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수출을 늘리기 위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

쌍용차는 올해 연간 판매목표를 16만3천대로 제시했다. 지난해 판매량보다 13.7% 높여 잡은 것인데 달성 여부는 수출에 달렸다.

쌍용차는 지난해 한국GM이 법인분리 등으로 흔들린 틈을 타 내수 판매량 3위로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무려 15년 만이다.

그러나 수출이 못 따라준 탓에 지난해 4분기까지 8분기째 영업적자를 냈다.

쌍용차는 2018년 국내에서 10만9140대, 해외에서는 3만4189대를 팔았다. 국내 판매량은 2.3% 늘었지만 수출물량은 7.7% 줄었다.

차종별로 보면 티볼리와 코란도, 코란도스포츠, 로디우스는 지난해 해외 판매량이 전년보다 각각 8.1%, 23.5%, 41.7%, 54.7% 감소했다. 수출 물량이 증가한 차량은 G4렉스턴(1.43%)뿐이다.

쌍용차는 그동안 수출전략을 펼치는 데 여러모로 부침이 많았다.

2016년부터 중국 현지기업과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했지만 사드 이슈가 길을 막아 계획이 멈춰섰다. 현재는 중국이 자동차 판매량의 일정 비율을 전기차에 할당하도록 하는 정책을 도입함에 따라 당분간 진출계획을 접었다.

2017년 2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동차회사 ‘SNAM’과 픽업트럭을 현지에서 조립 생산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현지에서 계약금 입금이 이뤄지지 않아 프로젝트 진행이 중단됐다. 같은 해 말에 일어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반대파 숙청사태로 정치환경이 불안해진 탓이다.

미국시장 역시 관세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진출계획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최종식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실패한 이유도 수출 부진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1월 말 예 병태 부사장의 내정이 발표되기 전부터 이미 교체설이 돌기도 했다.

예 내정자는 지난해 9월 쌍용차에 영입됐다.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와 쌍용차 이사회는 영어에 능통한 글로벌 경영 적임자를 물색한 끝에 예 내정자를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대자동차그룹에서 30년 넘게 일해온 영업·마케팅 전문가다. 기아차에서 마케팅 전략사업부장, 시장전략사업부장, 일반지역사업부장을 거쳤다.

2011년부터 2년간 유럽총괄법인장에 재직하면서 유럽시장 판매량과 점유율을 끌어올려 기아차의 존재감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2012년 기아차의 유럽지역 판매량은 예 내정자가 오기 전보다 23.4% 늘었다.

2013년에는 현대차로 자리를 옮겨 상용차수출사업부장으로 일하면서 트럭 등 상용차 개발과 해외 판매 등을 도맡았다.

현대기아차에서도 예 내정자 만큼 여러 보직을 두루 거친 중역을 찾기 쉽지 않다보니 취임 이후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 기대가 높다.   

예 내정자는 쌍용차의 기존 주력시장인 서유럽과 함께 호주와 인도 등 새로 진출한 시장을 올해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판매 대수 기준으로 쌍용차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유럽이지만 성장세로 보면 호주, 인도 등이 포함된 아시아태평양이 두드러진다.

쌍용차 수출실적에서 서유럽 비중은 2017년 47%에서 2018년 41%로 줄어든 반면 아시아태평양은 같은 기간 5%에서 13%로 2배 이상 뛰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쌍용차의 2018년 수출 감소는 서유럽과 이란의 부진이 원인”이라며 “이란을 제외한 다른 시장은 2019년에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 특히 호주와 인도 등은 초기 반응이 좋다”고 분석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5월부터 반조립제품 형태로 인도에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G4렉스턴을 수출했으며 지난해 11월 ‘알투라스G4’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시했다. G4렉스턴은 2018년 인도에서 ‘올해의 프리미엄 SUV’에 선정되기도 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말 호주에도 첫 직영 해외 판매법인을 세우고 현지 판매를 시작했다. 쌍용차는 호주와 인도에서 올해 판매목표를 각각 3천대씩으로 잡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해 수출은 서유럽과 호주, 인도 시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호주에서는 홍보와 서비스 등 현지 판매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있고 유럽과 남미, 중동에 이어 4번째로 큰 수출시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 내정자는 렉스턴스포츠칸과 코란도 등 신차 역시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야 한다. 

특히 쌍용차는 올해 주력 신차로 코란도C의 후속모델인 준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란도를 내세우고 있다. 코란도는 2009년 코란도C를 출시한 뒤 10년 만에 나오는 신형 모델이다.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돼 올해 안으로 호주시장에 투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