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신사업의 중추로 꼽은 연료전지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료전지사업을 위해 세운 자회사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이 드론용 수소연료전지팩의 양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수소경제 키우기에 힘을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원, 문재인 '수소경제' 타고 두산 수소연료전지사업 띄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24일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부산시 벡스코에서 열리는 ‘2019 드론쇼 코리아’에 참가해 2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한 드론용 수소연료전지팩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기존 배터리 드론은 비행시간이 10~30분으로 짧다.

두산 관계자는 “드론쇼에 전시한 제품을 양산하기 위한 공장시설을 구축하고 있다”며 “10월에 양산하는 목표를 잡아뒀다”고 말했다.

연료전지사업을 향한 두산의 노력은 이번 전시회를 대하는 태도에서 확인된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참가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270㎡)로 전시장을 마련했다.

25일에는 동현수 두산 부회장과 이현순 두산그룹 최고기술책임자 부회장, 형원준 두산그룹 최고디지털경영자 사장 등이 전시회장을 찾는다. 

박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그룹의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키울 것”이라며 “드론용 수소연료전지사업은 본격 성장을 위해 박차를 가할 때”라고 말했다. 2016년 3월 취임 때부터 “연료전지사업을 세계 1등으로 키우겠다”고 다짐해왔다.

취임 첫 해인 2016년 12월 연료전지 사업을 키우기 위해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을 두산의 100% 자회사로 설립하고 이두순 두산인프라코어 중대형 건설기계BG PM담당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그렇게 공을 들여 나온 첫 작품이 드론용 수소연료전지다. 다른 업체의 제품보다 지속시간이 최대 10배 이상이다. 다른 분야에 사용될 소규모 수소연료전지도 개발할 계획을 세워뒀다.

박 회장은 연료전지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두산은 2018년 10월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이 실시한 126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50억 원은 시설자금, 76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 

두산 관계자는 당시 투자를 두고 “드론용 연료전지가 시장에 본격 진입하기 위한 공장시설을 짓고 판로 개척과 마케팅 등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수소경제를 두고 계속해서 관심을 보이는 것도 박 회장에게 희소식이다.

정부는 17일 ‘수소경제 전략 보고대회’를 열고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은 2040년까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15GW(수출 7GW 포함) 보급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2.1GW(약 94만 가구) 보급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문 대통령은 “수소경제를 향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며 “2030년 수소차와 연료전지에서 모두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로드맵에 나와 있는 연료전지 신규 설비 도입목표는 두산이 당초 예측했던 수준을 훨씬 웃도는 연 평균 6조7천억 원 규모”라며 “정책에 의해 시장이 커져 두산의 연료전지사업이 본격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2018년 ‘플랫폼 경제 3대 분야’와 ‘8대 선도사업’을 정하고 올해 예산 5조 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수소경제는 3개 플랫폼 가운데 하나를 차지했으며 드론과 에너지 신사업도 8대 선도사업에 포함됐다.

두산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수소경제의 두 축이 수소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인 만큼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