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가 올해 인수합병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이나 쌍용양회 매각을 본격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0일 업계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올해 한앤컴퍼니가 매물로 내놓을 수 있는 한온시스템과 쌍용양회의 시장가치를 더하면 최소 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Who] 한상원, 한온시스템과 쌍용양회 투자금 올해 회수할까

▲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는 2014년 12월 한온시스템 지분 69.99%를 36억 달러에 인수했다.

한앤컴퍼니가 지분 50.5%를 보유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한국타이어는 지분 19.49%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됐다. 당시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는 지분에 따라 각각 2조8400억 원, 1조1천억 원 가량을 부담했다.

인수한 지 4년을 넘기면서 올해 안에는 매각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9월 한온시스템을 통해서 캐나다 자동차부품기업인 마그나인터내셔널로부터 유압제어사업부 전부를 1조3813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는 3월 마무리된다.

국내 자동차부품업계에서 흔치 않은 초대형 인수합병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계기로 자동차 부품업체인 한온시스템 기업가치가 현재보다 최소 20% 이상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한온시스템의 지분가치는 10일 종가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거의 3조 원에 이른다. 여기에 보통 30%가 붙는 경영권 프리미엄과 3월 인수가 마무리되는 마그나인터내셔널 유압제어사업부 가치를 더하면 최소 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한온시스템의 실적을 놓고도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주요 고객사인 자동차회사의 실적이 부진하면서 덩달아 실적이 정체됐지만 올해는 친환경차 수요 증가와 인수합병 효과 등으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

한온시스템은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친환경차 전용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공장 증설도 추진 중이다.

한온시스템 이사회 의장은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이 맡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12월 3인 각자대표 집행임원체제로 전환했다. 전문화를 통해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 지분도 77.44% 보유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2012년부터 대한시멘트를 시작으로 쌍용양회까지 인수하며 7년 동안 국내 시멘트업계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시멘트산업 재편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데다 쌍용양회 실적도 꾸준히 좋아 올해는 시멘트업계에서 손을 털고 나갈 가능성이 높다. 쌍용양회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시멘트업계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주가 역시 큰 폭으로 올랐다. 주가는 5년 전 1천 원대였으나 현재 6천 원대 안팎을 오가고 있다. 10일 종가 기준으로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단순 계산으로 2조3450억 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3조 원 수준이다.

한앤컴퍼니는 최근 웅진식품도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말 웅진식품 지분 74.75%를 대만의 유통기업 퉁이그룹에 2600억 원가량에 매각했다. 2013년 말 웅진그룹으로부터 사들인 지 5년 만이다.

한앤컴퍼니가 웅진식품 인수와 추가 유상증자에 투자한 원금은 1250억 원가량인데 이번 매각대금 2600억 원이 들어오면 한앤컴퍼니는 5년 만에 두 배가 넘는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상원 대표가 이끄는 한앤컴퍼니는 2010년 설립돼 역사가 10년도 되지 않았지만 굵직굵직한 거래를 성사시키며 인수합병(M&A)분야에서 MBK파트너스의 뒤를 잇는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한 대표의 전략은 ‘집중투자’와 ‘장기투자’로 요약된다.

한 대표는 기업을 싸게 사들인 뒤 기업가치를 높여 되파는 데 그치지 않는다. 비슷한 업종의 기업들을 인수해 시너지를 내고 기업과 관련 업종의 가치를 모두 끌어올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