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을 둘러싼 미담에 오뚜기의 매출이 힘을 받고 있다.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은 회사의 평판을 챙기는 데 비교적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뚜기 올해 매출에서 농심 제친다, 오너 평판이 실적 갈랐나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2018년 오뚜기 매출이 처음으로 농심을 역전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2018년 오뚜기는 2조2832억 원, 농심은 2조2332억 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2017년과 비교해 각각 7.4%와 1.1% 늘어나는 것이다. 

함 회장은 최근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오뚜기는 3분기에 상미식품지주와 풍림피앤피지주 등 2개 계열사를 흡수합병했다. 오뚜기의 오뚜기제유 지분율도 52% 이상으로 늘리며 연결법인으로 편입했다.

2016년 10개에 이르렀던 오뚜기 관계법인은 3분기 기준 오뚜기라면과 조흥, 대선제분 등 3곳으로 줄었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오뚜기는 높은 내부거래 비중으로 비판받고 있는 오뚜기라면(지분24.7%)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라면과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은 식품업 특성상 어쩔 수 없다”면서도 “계속해서 지배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직원 대부분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갓뚜기(신을 뜻하는 ‘갓’과 오뚜기의 합성어)로 불리기 시작했다.

함 회장은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라”는 함태호 선대 회장의 말에 따라 본사 직원 대부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오뚜기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직원 3038명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34명에 그친다.

함 회장이 1500억 원대의 상속세를 편법없이 5년 동안 나눠서 내기로 한 점도 오뚜기가 ‘착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데 힘을 실어줬다.

오뚜기는 진라면을 비롯한 라면 상품들의 가격을 2008년 이후 올리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예쁨을 받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당분간 제품 가격을 올릴 계획은 세워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8년 면류만 놓고 봤을 때 오뚜기는 2017년보다 10.2% 많은 6996억 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농심은 2018년 면류 매출이 전년보다 0.5% 감소해 1조2031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신 부회장은 함 회장과 달리 기업 평판을 끌어올리는 데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농심은 11월15일 새우깡을 비롯한 19개 과자류 상품의 가격을 평균 6.7% 인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농심의 과자류 가격 인상을 두고 “라면 매출의 하락분을 메우기 위해 과자류의 가격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농심 관계자는 “인건비 등 모든 제반 비용이 상승해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