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10' 등 다음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엑시노스 프로세서 신제품에 인공지능 연산을 담당하는 시스템반도체를 직접 개발해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과 화웨이 등 경쟁 스마트폰업체가 인공지능 반도체의 상용화에 앞서 나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를 따라잡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10에 자체개발 인공지능 반도체 탑재하나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 


8일 전자전문매체 WCCF테크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에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반도체를 처음으로 적용해 진정한 '인공지능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인공지능 반도체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지속해 왔지만 1세대 제품의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탑재 계획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WCCF테크는 삼성전자 인도 연구소에서 3월 퇴직한 반도체 연구원이 공개한 경력 사항에 "2017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2세대 NPU 개발을 담당했다"고 밝힌 점을 들어 삼성전자가 2세대 인공지능 반도체의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바라봤다.

NPU(뉴럴프로세서유닛)는 사람의 신경망과 유사한 구조로 설계되는 대표적 인공지능 연산용 반도체다. 대량의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는 인공지능 연산을 구동하기 적합하다.

애플은 아이폰X과 아이폰XS 등 지난해부터 출시한 스마트폰에 직접 설계한 NPU를 적용해 맞춤형 서비스와 카메라, 음성인식 등의 성능을 대폭 개선했다.

아이폰XS 출시행사에서 애플은 최신 프로세서 'A12바이오닉'에 탑재된 인공지능 반도체가 초당 최대 5조 건의 인공지능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 인공지능분야에서 우위를 강조했다.

중국 화웨이도 차기 스마트폰에 탑재할 '기린980' 프로세서에 두 개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적용해 1분에 최대 4500장에 이르는 이미지를 분석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고 밝혔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과 화웨이가 개발한 NPU 인공지능 반도체는 스마트폰에서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구동할 수 있도록 해 고성능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화웨이에 맞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갤럭시S10 등 차기 주력 제품에 인공지능 반도체 탑재를 늦추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와 갤럭시노트9에 적용한 자체 프로세서 '엑시노스9810'에 인공지능 연산 기능을 강화했다고 밝혔지만 별도의 인공지능 반도체가 없어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WCCF테크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에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를 적용하면 활용성 측면에서 큰 발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카메라와 배터리의 성능도 더 안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갤럭시S10에 자체개발 인공지능 반도체 탑재하나

▲ 삼성전자 '엑시노스9810' 프로세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직접 개발해 탑재하는 엑시노스 프로세서의 설계 기술력은 이미 구동성능과 전력 효율 등에서 선두기업을 대부분 따라잡아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력까지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면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스마트폰사업 모두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소비자와 시장에 증명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9월부터 세계시장에 출시하고 있는 8K급 QLEDTV에 직접 설계한 인공지능 반도체를 상용화해 화질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개선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신사업으로 키워내고 있는 사물인터넷 기기와 인공지능 스피커, 자율주행차 등의 기술 발전에도 꼭 필요한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프로세서 등에 탑재되는 인공지능 반도체기술은 담당 부서의 주문에 맞춰 개발과 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