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여름휴가 돌아와 대기업과 소통 확대하나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안동 봉정사를 방문해 자현 주지스님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떠났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60%대로 높지만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 문 대통령이 재충전의 시간을 돌아온 뒤 어떤 행보를 보일지 벌써 관심이 집중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부터 8월3일까지 연차휴가를 사용해 휴식을 취한다. 이미 주말인 28일부터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안동 봉정사를 방문했다.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산사다.

보통 대통령의 하계휴가는 장소와 일정, 휴가지에서 읽는 책 등이 공개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휴가를 떠나기 전에 평창과 진해 등 휴가장소를 미리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군 휴양시설에서 보낸다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 구체적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그야말로 순수한 휴가 자체”라며 쉬는 데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차분하게 국정 구상을 짜면서 휴가기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우선 문 대통령이 휴가기간에 개각과 관련한 생각을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개편과 관련해 휴가 전에 이미 청와대 조직 개편과 공석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지명이 이뤄졌다.

하지만 여전히 개각의 대상, 규모, 방향 등은 오리무중이다. 청와대가 야권 입각을 염두에 둔 협치내각 가능성까지 제기하면서 개각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졌다.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휴가가 지난 뒤에 인사가 이뤄지는 일은 흔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매년 여름휴가 직후에 청와대 비서진이나 장관을 교체했다.

문 대통령 역시 지난해 5월 첫 연차를 마치고 돌아온 지 이틀 만에 민정비서관을 임명했다. 하계휴가 뒤에는 차관급 인사와 헌법재판관 후보를 지명했다. 올해도 2월27일 휴가 사흘 만인 3월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재지명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안보 현안을 놓고도 많은 고심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어렵사리 물꼬를 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절차가 다소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문 대통령의 역할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종전 선언 문제를 비롯해 가을에는 남북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데 판문점 선언보다 남북관계의 진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관건이다. 이 외에 8월에 인도네시아의 아시안게임 초청, 9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과 유엔 총회 등의 중요한 외교 일정이 꽉 차있다.

혁신성장 의지를 강화하고 있는 문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온 뒤에 재계와 소통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지지율 하락이 경제 상황과 무관하지 않게 여겨지는 만큼 혁신성장의 동력원 역할을 할 수 있는 대기업과 만남을 확대할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7월 기업인들을 대거 청와대로 불러 간담회를 한 것 외에는 별다른 접촉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기업 현장방문 과정에서 2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4월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등 재벌 총수들과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인도 국빈방문 때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도 만나서 대화했다.

문 대통령은 7월 초 청와대 회의에서 기업과 소통을 늘릴 것을 지시했다. 최근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만큼 휴가에 이후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기업과 소통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