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종합시장인 장마당의 활성화와 정보화 확산 등 급격한 내부 변화를 겪고 있어 결국 시장을 개방하고 국제협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29일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북한 시장 확대와 정보화의 진전은 경제개발로 변화를 자연스럽게 요청하고 있다”며 “대외 개방과 국제 협력은 시간의 문제일 뿐 방향은 정해져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 장마당 활성과 정보화 확산으로 개방과 변화 불가피"

▲ 북한 장마당 모습.


현재 북한의 변화를 놓고 진행되는 논의들의 전제조건은 대부분 북한을 둘러싼 외부 변화와 영향에 맞춰져 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북한 변화와 관련한 이해 당사국들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연구원은 “모든 변화의 원인은 내부에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북미 정상회담이 잘 성사돼도 북한 내부에서 변화의 준비가 돼있지 않는다면 근본적 변화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 내부 상황에 주목했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부터 최악의 기근사태(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수십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인민들은 생존을 위해 기존의 국가 배급체제가 아닌 시장경제체제를 선택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라 개인 생산품을 거래하기 위한 암시장(장마당)이 생겨났다.

북한 노동당은 1990년대 후반부터 장마당을 단속하기 시작했지만 변화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었고 결국 2003년 3월에 장마당을 합법화해 공산품을 합법적으로 사고파는 거래를 허가했다.

북한의 시장 도입은 국가가 독점했던 경제활동과 이윤을 민간으로 전환하게 하는 획기적 변화로 평가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북한의 시장경제는 더욱 활성화하고 있다. 2010년 200개가량이었던 종합시장은 2018년 현재 482개까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의 정보혁명 속도도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북한에 보급된 휴대전화는 360만 대를 넘었다. 휴대전화뿐 아니라 컴퓨터 보급도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연구원은 “무정란을 아무리 따뜻하게 품어도 절대 병아리가 될 수 없듯 그동안 많은 국제적 노력에도 북한 변화에 한계가 있었던 것은 내부적으로 변화를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북한의 이런 내적 변화들은 결국 북한을 개방시키고 국제 협력의 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