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를 꼽으라면 비트코인 투자를 들 수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 시세가 15배나 오르며 세계 각국에서 투자 열풍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도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이나 금융상품으로 인정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 비트코인, 올해 가장 ‘뜨거운’ 투자자산으로 자리잡아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투자자산으로 떠올랐다.
 
2017년 비트코인 뜨거웠다, 정부는 투기 피해 막기 위해 규제 강화

▲ 2017년 1~12월 비트코인 시세를 보여주는 코인데스크 캡처화면. <코인데스크>


29일 가상화폐 정보제공매체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전 9시 기준 1BTC(비트코인 단위)당 1만4525.93달러에 거래됐다. 올해 초 960달러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15배 올랐다.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 투자가 열풍을 일으켰으며 금융회사들도 관심을 보였다.

미국의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12월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하며 처음으로 가상화폐를 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끌어들였다.

비트코인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의 시세가 다른 나라에 비해 20~30%가량 더 높다는 의미로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으며 국내와 해외의 시세 차이를 이용해 환차익을 얻는 투자기법까지 등장했다.

최근 구인구직 플랫폼인 사람인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1.3%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이렇게 비트코인이 높은 인기를 보이는 것은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많은 투자자들이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가 비트코인의 높은 수익률에 주목해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좌절한 청년들이 단기간에 ‘대박’을 낼 수 있는 수단으로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 각국 정부, 대응방안 내놓기에 고심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 투자자산의 하나로 자리잡으면서 각국 정부는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가상화폐가 달러와 같은 실제 화폐의 일종인지 혹은 금융상품인지 정의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17년 비트코인 뜨거웠다, 정부는 투기 피해 막기 위해 규제 강화

▲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오른쪽)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화폐 투기를 막기 위한 특별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현재 가상화폐를 수용하는 데 가장 적극적 모습을 보이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의 하나로 인정했을 뿐 아니라 회계기준을 수정해 기업의 자산으로도 인정하기로 했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가상화폐의 자산으로서 성격을 인정해 관련한 소득이 발생하면 소득세나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반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은 모든 가상화폐 사용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이나 금융상품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투기나 범죄 가능성을 막기 위한 규제책을 쏟아내고 있다.

가상화폐를 이용한 기업공개(ICO)를 금지했으며 2018년 1월부터 가상화폐 거래계좌의 실명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은행의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강화하고 가상화폐와 관련한 범죄를 집중단속해 처벌한다.

금융위원회는 가상화폐 전담 대응팀을 신설하고 내년 1월부터 정부의 긴급대책을 시행하는 등 가상화폐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상화폐 열풍에 가려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가상화폐의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이 4차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며 “가상화폐를 단순히 투자 또는 투기의 수단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이 실생활에 응용된 현상으로 보고 투기는 억제하되 관련 기술과 산업은 계속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