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4·10 총선 선거구인 강원 원주갑에서는 지역 현역의원인 박정하 국민의힘 후보와 3선 원주시장을 지낸 원창묵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022년 보궐선거에 이어 다시 맞붙는다. 

원주갑은 강원도 내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꼽히지만 최근 민주당 지지세도 상승 추세인 것으로 파악된다. 역대 선거에서 전국 민심을 반영하는 풍향계 성격도 있었던 만큼 이번 선거에서는 접전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핫스팟] 민심 풍항계 원주갑 재대결, ‘현역의원’ 국힘 박정하 vs ‘3선시장’ 민주 원창묵 

▲ 4·10 총선 선거구인 강원 원주갑에 출마하는 박정하 국민의힘 후보(왼쪽), 원창묵 더불어민주당 후보.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주갑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팽팽히 맞서는 주요 격전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현재 여론 흐름이 두 후보 사이 박빙 양상인 것으로 파악되는 데다 그동안 이곳에서 양당의 승패가 자주 엇갈렸기 때문이다.

박 후보와 원 후보 두 사람은 이미 원주갑에서 대결을 펼친 적이 있다. 

원주갑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강원도지사를 지냈던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이 박정하 후보를 꺾고 민주당 깃발을 꼽았던 곳이다. 

그로부터 2년 뒤 이 전 총장이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에 재도전하기 위해 의원직에서 사퇴하면서 지방선거와 함께 이곳에서 보궐선거가 열리게 됐고 이때 박정하 후보와 원창묵 후보가 맞붙었다. 당시엔 박정하 후보가 승리해 원주갑에 국민의힘 깃발을 갈아 끼우며 2년 전 패배를 설욕했다. 
 
[총선핫스팟] 민심 풍항계 원주갑 재대결, ‘현역의원’ 국힘 박정하 vs ‘3선시장’ 민주 원창묵 

▲ 박정하 국민의힘 후보가 2일 유세차에서 한동훈 선거대책위원장과 손을 맞잡고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정하 후보 블로그>

박정하 국민의힘 후보는 정치 입문 뒤 대변인과 공보 분야를 많이 거치며 정치권의 홍보 전문가로써 평가된다. 

박 후보는 이명박정부 청와대에서 춘추관장과 대변인을 지내며 ‘MB맨’으로 꼽히기도 한다. 

2015년에는 제주도 정무부지사로 일하며 원희룡 당시 제주지사를 보좌해 중앙정치와 제주도를 잇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원주갑에 연고도 있다. 박 후보는 원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원주 일산초등학교, 진광중·고등학교를 나왔다. 

원주갑 현역의원인 데다 지역구 관리도 오래 했다. 공천을 받지 못했던 2016년 20대 총선 때부터도 예비후보로서 지역민들과 접촉면을 넓혀왔다.

현역의원인 박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민 원창묵 민주당 후보는 3선 원주시장 출신으로서 지역기반은 박 후보 이상으로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총선핫스팟] 민심 풍항계 원주갑 재대결, ‘현역의원’ 국힘 박정하 vs ‘3선시장’ 민주 원창묵 

▲ 원창묵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에서 세 번째)가 2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에서 두 번째)와 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원창묵 후보 페이스북>

원 후보는 기초의회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을 거치며 지역에서 차근차근 성장해온 정치인이다.

1995년 최초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원주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뒤 3년 뒤 재선에도 성공했다. 지방선거는 4년마다 치러지는데 총선과 2년 간격을 띄우기 위해 첫 지방선거 당선자의 임기는 3년이었다.

이후 2002년, 2006년 두 번 연속 원주시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고 2010년에야 비로소 원주시장에 당선됐다. 그 이후 내리 두 번 더 당선돼 연임이 제한되는 3선까지 채웠다. 

원주갑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편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인구 비중이 늘어 민주당 지지층도 점차 두터워지고 있다. 다만 인근의 원주을이 반곡동을 중심으로 한 혁신도시를 품으며 주민 구성에서 좀 더 진보적 성격을 띠는 것과 달리 원주갑은 옛 시가지가 포함된 지역이라 상대적으로 보수세가 더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곳은 전국 민심을 반영하는 풍향계 같은 곳으로 꼽히기도 한다.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승기를 잡았던 21대 총선 때는 원주갑도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 뒤 새 정부 초기에 치러지며 국정안정론에 힘이 실렸던 2022년 보궐선거 때는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최근 정권심판론에 여론이 쏠리는 흐름은 원주갑 표심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의 의뢰를 받아 선거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인 3월28~29일 전국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권심판론'이 46.5%, 거야심판론이 28.9%로 집계됐다. 정권심판론과 거야심판론의 응답차이는 17.6%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 바깥이다.

이 조사는 7685개 국번별 0001~9999까지 무작위(랜덤)으로 생성한 무선전화번호와 RDD를 활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이런 전국적 민심은 원주갑 유권자들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후보가 처음 맞붙었던 2022년 보궐선거 때는 박 후보가 57.8% 득표율을 보이며 원 후보(42.2%)에 우위를 보였다. 다만 최근 치러진 여론조사에서는 박빙 양상으로 판세가 재편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스탯리서치가 KBS춘천, MBC강원(춘천MBC, 원주MBC, MBC강원영동), G1 방송, 강원일보, 강원도민일보의 의뢰를 받아 선거 여론조사 공표금지 전인 3월30일~4월1일 사흘간 해당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보면 원 후보는 43.6%, 박 후보는 40.9%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율 격차가 2.7%포인트로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안이다. 이 조사는 통신3사에서 제공받은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