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현물 ETF를 승인하면서 비트코인의 위상이 한순간에 달라졌다. 시장에서는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 중장기적으로 150조 원의 자금이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ETF시장 전체 규모인 120조 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금융당국이 국내 투자자의 현물 ETF 투자를 막고 있지만 향후 비트코인의 위상 변화는 국내 투자자의 재테크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가 현물 ETF 승인 이후 예상되는 변화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① 가상화폐 겨울 몰아낸 비트코인 ETF 훈풍, 머니무브 본격화
② '다음 차례' 이더리움 주목, 높아지는 알트코인 ETF 기대감
③ 쇄국정책 비판에 깊어지는 금융당국,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눈치싸움만


[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며 첫날 거래량이 45억 달러(약 6조400억 원)를 넘어서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다음 가는 가상화폐인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ETF] '다음 차례' 이더리움 주목, 높아지는 알트코인 ETF 기대감

▲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로 가상화폐 시세가 상승세를 나타내자 투자자들은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이더리움 이미지. <이더리움 재단 홈페이지>


18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으로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 역시 덩달아 가격이 오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현물 ETF 출시 전 약 5800만 원대를 유지하다 출시 승인 소식과 함께 6400만 원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약 5900만 원대에서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기간 이더리움은 9% 넘게 올랐고 에이다(17.39%), 아발란체(15.76%), 솔라나(11.69%) 등도 두 자릿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들 알트코인은 현물 ETF 출시 이후 급등했던 비트코인 시세가 안정을 띈 현재도 1~4%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5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 승인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발표 직후 시장에서 가상자산 가격은 알트코인 중심으로 반등 하고 있다"며 "향후 시장에서는 5월 결정이 예정된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바라봤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다음으로 큰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2위 가상화폐다. 러시아 출신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이 만든 블록체인 네트워크 플랫폼을 말한다. 

단순 거래에 활용할 수 있는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금융, 신원 관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의료, 예술, 행정 등의 거래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더리움 플랫폼이 제공하는 코인인 이더가 가상화폐로 쓰이며 이더리움이라고 불린다. 
 
현재 이더리움은 1월 안으로 블록체인 트랜잭션(데이터베이스 상태를 변화시키기 위한 수행 작업 단위) 수수료를 대폭 낮춰 확장성을 높이는 ‘덴쿤’ 업데이트 추진도 준비하고 있다. 

이더리움 재단은 덴쿤 업데이트가 끝나면 트랜잭션 수수료가 절반 이상으로 줄어 블록체인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더리움 시가총액은 약 416조5600억 원으로 집계된다. 비트코인(1131조2천억 원)과 비교해 약 3분의 1 수준이지만 절대적 규모가 적지 않다. 

향후 덴쿤 업데이트에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더해진다면 시세가 크게 도약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가상화폐업계 일각에서는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를 승인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장은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금이나 은과 같은 비증권이기 때문에 ETF 출시를 승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더리움을 두고 “스테이킹(예치)를 통해 거래를 검증하는 이더리움은 증권에 가깝다”고 바라봤다. 현재 법원에서 증권성 여부를 두고 다투는 알트코인은 ETF 출시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ETF] '다음 차례' 이더리움 주목, 높아지는 알트코인 ETF 기대감

▲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장은 이더리움이 증권성이 있다고 보고 있어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거절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장. <연합뉴스>


이더리움은 쟁점 사항이 비트코인과 달라 승인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도 “이더리움은 지분증명방식(PoS, 무작위로 선정된 검증인을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 합의 알고리즘) 블록체인이기 때문에 펀드가 이더리움 현물을 보유하면 중앙집중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개인 역할만을 해야 할 펀드가 이더리움 현물을 보유해 영향력이 커져 딜러와 관리인, 은행의 역할까지 맡는 등 중앙 권력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가치저장 수단으로 인식돼 ETF 출시가 유용할 수 있지만 이더리움은 플랫폼 블록체인으로 평소에는 예치를 통해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ETF로 출시되면 그럴 수 없다"며 "ETF를 통한 보유 유인이 축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