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말 1억 원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6천만 원대 문턱에서 미끄러지고 있다. 

8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2024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와 비트코인 채굴 반감기 도래 등으로 꽃길을 걸을 것 같았던 비트코인 가격이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ETF 호재에도 '게걸음', 거래소 위기 우려 넘고 1억 찍나

▲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와 반감기 도래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 같았던 비트코인 가격이 5800만 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가상화폐 가상 이미지.


지난해 약 3천만 원대를 오가던 비트코인 가격은 블랙록 등 거대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준비한다는 소식에 5천만 원대를 넘어섰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블랙록 등과 협업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와 운영에 관한 세부 법안들을 마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비트코인 가격이 한 때 6천만 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거대 자산운용사들도 JP모건 등 투자은행들과 파트너 계약을 준비하는 등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가 코앞에 다가왔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로 2024년 동안 약 100억 달러(약 13조1천억 원)에 달하는 자금 유입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자금 유입에 4월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더해지면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12월 말 1억 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비트코인 반감기란 4년마다 비트코인 공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특성을 말한다. 2012년 11월, 2016년 7월, 2020년 5월에 찾아왔고 2024년에는 4월에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감기가 끝날 무렵 비트코인 가격은 시작 시기보다 각각 9420%, 2930%, 680% 상승했다.

그러나 호재 전망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5800만 원대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단기에 비트코인 가격이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퍼진 것이 가격 공방이 발생하게 만든 것으로 바라본다.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가 기존 가상화폐 거래소를 위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투자 자문회사 ETF스토어의 창립자인 네이트 게라치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가 가상화폐 거래소 피바다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가격 ETF 호재에도 '게걸음', 거래소 위기 우려 넘고 1억 찍나

▲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약 13조 원에 달하는 자금 유입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블랙록 본사 앞. <연합뉴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네이트 게라치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기본 기관 거래 수수료 0.01%는 가상화폐 거래소의 거래 수수료 0.6%에 비해 너무 낮아 거래소가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가상화폐 옹호론자로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각)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식 420만 달러어치(약 55억3300만 원)를 매각한 것도 향후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위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 수급에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인베이스의 수석 트레이더 그레이그 서튼은 지난해 12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됐을 때 발행사들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비트코인 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발행인은 아무 곳에서나 비트코인을 사들일 수 없고 제한된 장소에서만 매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 가상화폐 파생상품 거래 플랫폼 메일스트롬의 최고정보책임자 아서 헤이즈는 “미 연준의 역레포((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미국 국채 등을 담보로 시중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리는 것) 프로그램 고갈과 부실 은행의 자금 조달 상황 등으로 3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며 “향후 비트코인 가격이 20~30%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연준의 역레포 프로그램 자금은 2022년 말 2조5천억 달러(약 3280조 원)를 기록했지만 현재 약 7천억 달러(약 920조 3천억 원)로 급감했다. 올해 3월이면 2천억 달러(약 263조 원)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가상화폐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 위축을 불러올 수 있을 요소들은 올해 1분기에 몰려있고 상승 이벤트 등은 1월(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전망)과 4월(비트코인 반감기)부터 12월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 불안정을 극복할 수 있다면 올해 말 1억 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