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이동훈 내년 미국 뇌전증 치료제 성과 자신, 장기 투자 중요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가운데)이 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글로벌 기업을 돕다8' 행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이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본격적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코로나19 기간에도 미국 직판 체제를 갖추면서 판매 인프라를 마련한 데다 세노바메이트가 경쟁 약물 대비 효과를 입증하고 있어서다.

이 사장은 7일 더불어민주당 ‘글로벌 기업 경쟁력 강화 의원모임’이 국회 본청에서 연 ‘SK의 BBC-첨단산업 글로벌 경쟁력과 책임경영의 시사점’토론회에서 참석해 SK바이오팜 경영 현황을 발표했다.

SK바이오팜은 SK그룹 바이오부문 계열사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아 미국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다.

해당 물질은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해 임상, 판매허가 신청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올해 미국에서 뇌전증 신약 가운데 신규 처방률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리고 내년부터는 미국 뇌전증 시장 점유율 1등이 돼 2029년 10억 달러 규모의 신약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억 달러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이른바 블록버스터 약물을 말한다.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 가운데 블록버스터 신약을 보유한 곳은 아직까지 없지만 이 사장은 앞으로 이를 달성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미국 뇌전증 환자 수는 340만 명, 유럽에는 600만 명이 있으며 전세계 시장 규모는 1천만 명에 이른다.

특히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는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의학저널인 ‘란셋’에 임상 등의 자료가 공유되면서 효과를 입증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미국 법인의 타운홀 미팅에서 미국인 시니어 과학자가 자신의 아들이 엑스코프리를 복용하고 8개월 동안 발작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손을 잡았다”며 “이뿐 아니라 폴란드 등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곳을 방문해도 폴란드에서 임상에 참여하기 위해 먼 곳에서 오는 환자가 많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런 성과가 SK그룹의 장기 투자 결정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서 직판 체제를 구축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던 데는 그룹사의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SK바이오팜이 엑스코프리를 개발하는데 30년이 걸렸다”며 “직접 판매를 결정할 때도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은 1993년 중추신경계 신약 연구개발(R&D)로 출발해 1999년 불면증 치료 후보물질로 미국 대형 제약사 존슨앤존슨에 기술을 수출했다.

이후 2007년 SK지주사가 출범할 당시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문으로 지주사에 편입돼 그룹으로부터 적극적으로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2010년 존슨앤존스가 기술을 반환했을 때도 독자적으로 다시 개발해 결국 국내 최초 미국에서 승인받은 신약을 보유한 바이오기업이 됐다.

이 사장은 “주요 위기 속에서도 일관된 방향과 전략, 오너의 결단과 신념을 기반으로 투자를 지속할 수 있었다”며 “2010년 기술반환이 돌아왔을 때는 아예 존슨앤존슨의 임상팀을 전격 영입해 자체 개발을 했는데 지금 내게 판단하라고 했다면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