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건설 부문에서의 업계 1위 수성과 호실적에 힘입어 대표 연임에 성공할지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국내 건설부동산시장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해외건설시장 실적이 중요해진 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해외 전문가’ 오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오세철 삼성물산 해외건설·도시정비 두드러진 성과, 대표 연임도 성공할까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건설과 도시정비 양쪽의 성과에 힘입어 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특히 오 사장이 임기 동안 도시정비사업 확대, 실적 관리 등에도 성과를 보인 점은 연임에 유리한 요소다. 다만 삼성그룹의 ‘60세룰’이 연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11일 증권가 분석 등을 살펴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3년에도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안타증권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2023년 매출 18조9690억 원, 영업이익 1조1960억 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보다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36.6% 늘어나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2023년 매출 18조6020억 원, 영업이익 1조152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오 사장 취임 첫 해인 2021년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주춤했다. 

2021년 매출 10조9890억 원, 영업이익 2510억 원을 거둬 2020년보다 매출은 6.1%, 영업이익은 52.7% 줄었다.

국내 화력발전 프로젝트 공사비 증가 등에 따른 일시적 손실이 발생하면서 이익이 반토막 났다.

하지만 취임 2년차부터 실적이 좋아지면서 경영성과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2년 매출 14조5980억 원, 영업이익 8750억 원을 거뒀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2.8%, 248.6% 급증했다. 올해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0%대 증가가 예상된다.

오 사장은 해외건설에서 특히 두드러진 성적을 보여주면서 ‘해외 전문가’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 사장은 2021년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해외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해외건설 업계 1위 자리를 5년 만에 되찾아왔다. 그 뒤 임기 3년차인 올해까지 선두를 내주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1년 해외시장에서 수주실적 69억6850만 달러(약 7조6천억 원)를 확보했다. 2020년보다 수주실적이 53% 급증했다.

2021년은 중동 발주 감소, 코로나19에 따른 현지 사업 상황 악화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계 전반적 해외 수주실적이 뒷걸음질 쳤는데 삼성물산은 오히려 실적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2년에는 해외건설시장에서 53억8176만 달러를 수주해 2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올해는 8월31일 기준 해외 수주금액이 57억7968만 달러(약 7조6696억 원)로 2위인 현대건설(56억1729만 달러)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물론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해외건설 사업에서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반도체공장 등 그룹사의 대형 일감 덕을 많이 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서도 성과를 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2년 7월 사우디 네옴의 친환경 신도시 ‘더라인’ 터널공사(약 7200억 원으로 추정)를 수주했고 올해는 대만에서 7500억 원 규모 복합개발프로젝트를 따냈다.

이밖에도 카타르 태양광발전소(약 8천억 원)와 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약 1조8천억 원), 대만 국제공항공사(약 1조2400억 원), 싱가포르 지하철공사(약 5천억 원), 베트남 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약 6100억 원) 등을 수주했다.

오 사장은 임기 내내 대통령 해외순방 등에 동행하면서 ‘K-건설’ 수주 선봉에 섰다.

오 사장은 2022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해외순방에 동행해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했다. 올해는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국빈방문, 폴란드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오세철 삼성물산 해외건설·도시정비 두드러진 성과, 대표 연임도 성공할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앞줄 가운데)과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앞줄 왼쪽 첫번째)이 1일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네옴' 신도시의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올해 추석연휴에는 중동 현지 출장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우디 네옴 삼성물산 터널 공사현장 방문에 동행하기도 했다.

오 사장은 해외건설 수주성과 등에 힘입어 전체 신규수주 실적에서도 3년 연속 목표를 초과달성하는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1년 국내 신규수주 5조4천억 원, 해외 7조6천억 원을 확보해 모두 13조 원대 수주실적을 보였다. 이는 회사가 세운 목표인 10조7천억 원을 훌쩍 웃도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9월 상향조정한 신규수주 목표금액(16조7천억 원)도 초과달성했다. 국내에서 11조5천억 원, 해외에서 5조5천억 원 등 모두 16조9680억 원을 수주해 창사 이래 최대 신규수주 실적을 보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도 상반기에 이미 신규수주 14조4천억 원을 거둬 연간 목표(13조8천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2023년 신규수주 목표는 19조9천억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오 사장은 국내 도시정비 등 주택사업에서도 성과를 냈다. 부동산 경기침체와 자재값 상승, 금융시장 경색 등 불황에서도 철저한 선별수주 전략으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도시정비에서 2021년 수주실적 9117억 원, 2022년 1조8686억 원을 거뒀다. 

올해는 3분기까지 도시정비시장에서 1조4130억 원의 일감을 확보해 2022년 같은 기간(8172억 원)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올해 도시정비 수주실적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곳은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두 곳뿐이다.

오 사장은 2021년 리모델링 전담팀을 꾸려 성동구와 강동구에서 리모델링사업 2건을 수주했고 2022년에는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시공권 확보로 12년 만에 재개발사업에도 복귀했다.

올해 8월에는 새로운 평면구조를 제시하는 ‘넥스트홈’ 모델을 가지고 서울 여의도, 압구정 재건축시장을 중심으로 도시정비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국내외 양쪽에서 선방한 사업실적만 놓고 보면 오 사장의 연임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다만 삼성그룹의 ‘60세룰’을 고려하면 연임을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삼성그룹은 2017년부터 사장단 인사에서 60세를 넘기면 2선으로 물러나는 기조를 보여왔다. 2020년 1월 인사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전영현 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연임한 사례 정도가 예외로 꼽힌다.

오 사장은 1962년생으로 올해 61세다. 서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해 삼성물산 첫 기술직 대표로 1985년부터 줄곧 삼성물산에 몸담아왔다.

오 사장은 삼성물산에 입사해 아시아와 중동지역 현장소장으로 일했고 2009년에는 중동지원팀장 상무, 2013년에는 글로벌조달실장 전무를 역임했다. 2014년부터 플랜트사업부문에서 일하다 2021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에 올랐다.

오 사장의 임기는 2024년 3월19일까지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