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 전기차 생산 안정화에 인수합병 대상으로 주목, 애플도 눈독 들일까

▲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생산 및 공급망 안정화에 성공하면서 인수합병 대상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 이미지. <리비안>

[비즈니스포스트]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공급망 및 생산 안정화에 성과를 내 성장성을 증명하면서 인수합병 대상으로 매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분야에서 단기간에 경쟁력을 키우려는 기존 자동차 제조사나 새로 자동차사업 진출을 추진하는 애플이 리비안 인수를 검토할 만한 후보로 거명된다.

14일 투자전문지 벤징가에 따르면 리비안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대어’로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투자기관 퓨처펀드는 보고서를 내고 리비안이 전기차 분야에서 인수합병 대상으로 점차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을 제시했다. 리비안이 보유한 전기차 관련 플랫폼 기술과 브랜드가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퓨처펀드는 특히 리비안이 픽업트럭과 SUV 등 성장성이 높은 인기 차종과 관련한 기술을 갖춰냈다는 점에 주목했다.

리비안의 경쟁사로 꼽히는 루시드모터스가 고급 세단에 특화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반면 리비안의 전기차는 훨씬 높은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퓨처펀드는 리비안의 전기차 가격도 향후 4만~6만 달러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당 가격대의 전기차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보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리비안은 그동안 약점으로 꼽히던 전기차 부품 공급망 차질과 이에 따른 생산 지연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 나가고 있다.

2분기 전기차 생산량 및 고객 인도 물량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으며 연간 자체 목표치 달성도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리비안은 꾸준히 출하량을 늘리며 성장성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자연히 전기차 시장에 뒤늦게 뛰어드는 자동차 제조사들 입장에서 리비안은 매력적인 인수합병 대상일 수 있다.

포드와 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 자동차기업, BMW 등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는 모두 전기차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리비안 전기차 생산 안정화에 인수합병 대상으로 주목, 애플도 눈독 들일까

▲ 리비안 전기차 SUV 'R1S' 사진. <리비안>


리비안 인수는 전기차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 기술을 단기간에 확보해 경쟁사에 앞서나갈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 될 수 있다.

한때 리비안이 ‘제2의 테슬라’로 불릴 정도로 높은 인지도와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했다는 점도 전기차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공산이 크다.

리비안이 아마존에 물류용 전기밴을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맺어 안정적 실적 기반을 마련한 사실도 인수 대상으로 매력을 높인다.

자동차 제조사뿐 아니라 전기차사업에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대형 IT기업에서 리비안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자체 브랜드 자율주행 ‘애플카’ 출시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는 애플이 유력하게 거명된다.

애플은 오래 전부터 전담 연구조직을 통해 자율주행 등 기술을 개발하며 애플카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차량 생산과 관련해 큰 약점을 안고 있다.

아이폰 등 전자제품 생산공장도 직접 운영하는 대신 외부 위탁생산을 맡기는 애플이 전기차를 선보이려면 이를 대신 제조할 경쟁력 있는 업체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에서 막강한 잠재적 경쟁사인 애플을 협력사로 두는 일은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다.

애플이 자체 생산공장 및 기술을 모두 보유한 리비안을 인수한다면 이러한 문제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IT기업 경영자 모임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해 RJ 스캐린지 CEO가 소개하는 리비안의 전기차를 직접 운전해 본 적이 있다.

당시에도 애플이 리비안과 전기차 분야 협력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유력하게 나왔다.

리비안이 이제는 전기차 생산 능력과 성장성을 점차 인정받는 단계에 올라선 만큼 인수합병을 포함한 외부 협력 논의도 이전보다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공산이 크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