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테슬라 추월' 가능성, LG엔솔 삼성SDI와 '기가팩토리' 전략 뒤 따른다

▲ GM이 테슬라의 전기차와 배터리 수직계열화 전략을 뒤따라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오하이오주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얼티엄셀즈>

[비즈니스포스트] GM이 전기차 사업에서 최대 경쟁사인 테슬라를 뒤따라 배터리를 비롯한 핵심 공급망을 내재화하는 수직계열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업체가 이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GM이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을 뛰어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GM과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 발표가 테슬라를 따라잡겠다는 GM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GM과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대규모 배터리공장 설립 계획을 확정했다. GM이 한국 배터리업체와 손잡고 미국 내 합작공장 투자를 시작한 4번째 사례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오하이오주 배터리공장을 신설해 지난해부터 가동을 시작했고 테네시와 미시건주에도 건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GM이 전기차 생산공장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전략이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구축 사례를 뒤따르고 있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텍사스주 등에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베터리팩 등을 생산하는 기가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 파나소닉이 배터리공장을 함께 운영한다.

기가팩토리를 통해 전기차와 핵심 부품인 배터리 등을 함께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는 테슬라가 단기간에 생산 물량을 확대하고 원가를 낮추는 데 기여한 비결로 평가받는다.

가격 변동성이 큰 전기차 배터리를 외부 업체에서 계약을 맺고 사들이는 대신 직접 생산에 참여하면 안정적인 물량 수급과 단가 절감에 모두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지난해 말부터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을 대폭 낮추는 가격 경쟁을 주도하면서 이러한 장점은 시장 경쟁에 더욱 유리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GM은 미국 전기차시장에서 테슬라와 점유율 격차를 좁히며 2위 업체로 확실하게 자리잡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핵심 협력사로 자리잡으면서 GM의 전기차사업 중장기 목표 달성에 가장 크게 힘을 실어주는 협력사로 중요성을 높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GM이 1분기 북미 전기차 판매량에서 포드를 제치면서 이런 전략에 성과를 증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수량 제한 없이 제공하는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되며 GM이 큰 수혜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 및 운영에 참여하는 것은 추가로 배터리 생산에 따라 제공되는 세제혜택을 받는 데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GM도 테슬라와 같이 수직계열화 효과를 통해 전기차 생산 원가를 절감하며 수익성을 높이거나 가격 경쟁에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조사기관 가이드하우스인사이츠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GM이 2024년까지 모든 계획을 실현한다면 미국 2위 업체로 자리잡는 데 매우 유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GM '테슬라 추월' 가능성, LG엔솔 삼성SDI와 '기가팩토리' 전략 뒤 따른다

▲ 미국 GM의 전기차 주력상품 라인업. < GM >

GM이 미국시장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다면 자연히 배터리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드 역시 SK온과 손잡고 미국 내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지만 투자 규모나 공장 가동 시기 등 측면에서 GM이 우위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

GM은 이에 더해 이른 시일에 북미에 2곳의 배터리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또는 삼성SDI와 협력을 더욱 확대할 여지도 열려있다.

가이드하우스인사이츠는 GM의 공장 3곳에서 생산되는 배터리 생산 규모만 따져도 테슬라 북미공장의 약 3.5배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GM과 포드뿐 아니라 스텔란티스도 한국 배터리업체와 합작공장 투자에 손을 잡으며 미국 ‘빅3’ 자동차 제조사가 모두 한국 기업에 의존을 높이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LG에너지솔루션과, 인디애나주에 삼성SDI와 배터리 생산공장 투자 계획을 확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배터리 투자 확대에 뒤늦게 나선 스텔란티스도 전기차 중심의 시장 변화에 맞춰 현지에 추가 공장 설립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자연히 북미 전기차시장 성장에 맞춰 한국 배터리업체들에 기회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셈이다.

가이드하우스인사이츠는 이러한 투자 계획이 실현된다면 GM이 결국 미국 1위 기업인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을 뛰어넘게 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