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AI 기대감은 이미 다 반영된 건가요?” “엔비디아 때문에 오늘은 올라야하는 날인데...”

네이버 증권사이트에서 ‘NAVER’ 종목을 검색해 종목토론실을 보면 위와 같은 제목의 투자자들의 푸념을 다수 찾아 볼 수 있다.
 
AI 관련주 밀어올린 엔비디아발 강풍 네이버에는 미풍 그쳐, 6월에는 달라질까

▲ 네이버 주가가 3분기 선보일 '하이퍼클로바X' 기대감에 6월 이전과 다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나온다.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시장의 본격적 개화를 향한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국내 핵심 AI 관련주로 꼽히는 네이버 주가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네이버가 3분기 선보일 생성형 인공지능 ‘하이퍼클로바X’ 기대감에 6월에는 이전과 다른 주가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증권사 리포트를 종합하면 네이버가 이르면 7월 세계에서 3번째로 선보일 생성형 인공지능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보다 한국어 학습량이 6500배가량 많아 현지화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의 질문에 일반론적 대답을 내놓는 챗GPT와 달리 국내 사정에 특화한 답변을 내놓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타도 되냐는 질문에 챗GPT가 ‘일반적으로 가능하지만 국가에 따라 규제가 다르며 고속도로 주행시 더 높은 안전사항이 요구된다’고 대답하는 것과 달리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긴급차량을 제외한 오토바이 통행은 금지되며 이를 위반하면 3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답변하는 식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기점으로 대화형AI, 코딩AI, 창작형AI 등 초고성장하는 시장에 본격적 사업자로 떠오를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는 “네이버는 자연어처리, 컴퓨터 비전, 서비스 추천 등 인공지능의 핵심영역에서 다수 서비스를 오랜 기간 운영하며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여기에 하이퍼클로바X가 더해져 검색과 쇼핑이라는 양대 사업에서 인공지능을 통한 고객 가치를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유안타증권은 6월 하이퍼클로바X 기대감을 담아 인터넷부문 최선호주로 네이버를 꼽기도 했다.

네이버는 국내 생성형 인공지능 대표주로 꼽히지만 최근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시장 개화 기대감에 따른 기술주 주가 상승 흐름에서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생성형 인공지능시장 개화에 따른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감에 올해 들어 전날까지 172% 상승했다. 특히 5월 말에는 연일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며 미국 기술주의 전반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성형 인공지능 수혜주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플랫폼스 같은 미국 대표 기술주 주가도 올해 들어 크게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플랫폼스 주가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각각 39%와 127% 올랐다. 각각 사상 최고 주가의 95%와 71% 수준까지 회복했다.
 
AI 관련주 밀어올린 엔비디아발 강풍 네이버에는 미풍 그쳐, 6월에는 달라질까

▲ 엔비디아 주가는 생성형 인공지능시장 확대 기대감에 올해 들어 전날까지 172% 상승했다.


반면 네이버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15.21%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16.32%보다 낮다.

2일 네이버 주가는 전날보다 0.25%(500원) 오른 20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1년 7월26일 사상 최고가 46만5천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네이버 주가는 5월 들어 생성형 인공지능 기대감이 커질 때 중국의 네이버 접속 차단 소식 등 이른바 ‘한한령’ 우려 등이 악재로 작용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 주가는 하이퍼클로바X 출시 외에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는 2023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9조8천억 원, 영업이익 1조5천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13% 늘어나는 것이다.

네이버는 1분기에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2804억 원, 영업이익 3305억 원을 내며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2년 1분기보다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10% 증가했다.

네이버는 1분기 실적발표 당시 앞으로 3년간 미래현금흐름(FCF)의 15~30%를 현금배당하고 매년 1%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내용의 주주환원 강화 정책도 발표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발표 이후 “네이버는 실적 바닥을 확인했고 인공지능을 통한 사업 레벨업이 기대된다”며 “주주환원정책 역시 최근 글로벌 빅테크 트렌드에 맞는 결정을 내린 만큼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고 바라봤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