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한화그룹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한화-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으로 경양상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실적이 악화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 착수, 공정위 '조건부 승인' 대승적 수용

▲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이날 공정위는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건의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공정위가 제시한 함정 부품 일부에 대한 가격·정보 차별금지 등이 포함된 시정조치 내용을 준수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5월 중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 선임 절차 등을 거쳐 신속히 인수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한화그룹의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 워크아웃 이후 22년 만에 경영정상화의 닻을 올리게 된다. 

5월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앰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두 곳 등 한화그룹 5개사는 2조 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한화그룹 측은 “공정위가 방산부문 시정조치를 제시함에 따라 경영상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결정하는 데 대승적 결단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사업보국 차원에서 국가 기간산업 재건과 K방산의 글로벌 공략을 위해 경영실적 리스크와 당국의 시정조치를 감수하면서 대우조선해양 인수 결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이 지난해 9월 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에도 계속 경영상황이 악화돼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수혈이 긴급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2년 동안 적자규모는 3조4천억 원, 부채비율은 1600%에 이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의 실적 반등이 기대됐던 올해 1분기 국내 대형 조선3사 가운데 유일하게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2020년 4분기 이후 10개 분기 연속 적자인 셈이다. 

공격적 수주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실적은 2022년 1분기 42억 달러에서 올해 8억 달러로 급감했다. 

핵심 인력 유출과 인력난도 심각한 상황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60명이 넘는 직원들이 경쟁 회사로 옮긴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실무 업무의 주축인 대리, 과장급과 특수선 설계 인력의 유출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10년 전 1만3천 명에 이르렀던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8300명으로 5천 명가량 감소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계기로 기존 우주, 지상 방산에 더해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성장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이슈로 전 세계적 에너지 전환이 빨라지는 시점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조선, 해양 기술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 위치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