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항셍테크지수 22% 상승, 중국기업 미국증시 퇴출 가능성 줄어

▲ 홍콩 항셍테크지수 16일 차트 갈무리. <둥팡차이푸>

홍콩증시가 텐센트와 샤오미, 알리바바 등 주요 기술주 주가 급등에 힘입어 크게 상승해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 당국의 협상으로 미국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술기업들이 퇴출될 가능성이 낮아진 데 영향을 받았다.

16일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전날과 비교해 9.08% 상승해 마감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항셍테크지수가 하루만에 22.2% 오르며 전체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항셍테크지수 대표 종목인 빌리빌리 주가는 전날보다 40.83%, 징둥 주가는 35.64%, 알리바바 주가는 27.3%, 텐센트 주가는 23.15%, 바이두 주가는 20.4%, 샤오미 주가는 16.52% 각각 상승했다.

중국 증시전문매체 쉐츄는 홍콩증시 상승 배경을 두고 "미국과 중국 당국이 미국에 상장돼있는 중국기업에 관련해 협력방안을 협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쉐츄에 따르면 미국 회계감독기구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는 중국 감독관리 부처와 적극 소통하고 있으며 여러 차례 회담을 통해 구체적 협력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당국은 그동안 미국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술기업들이 회계감독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상장을 폐지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하지만 태도를 바꿔 중국 당국과 소통하며 해결책을 논의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셈이다.

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홍콩증시에만 상장한 기술주에도 투자심리가 대폭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홍콩증시는 14일과 15일 이틀동안 큰 폭의 하락을 나타냈다.

홍콩증시에서 14일 항셍테크지수는 하루만에 11% 하락해 사상 최대 낙폭을 보였다. 15일에도 항셍테크지수는 8.1% 내리고 항셍지수는 5.72% 하락해 7년 만에 가장 크게 하락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플레이션 가능성으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심리가 고조된 가운데 미국이 중국기업 대상 제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을 예비 상장폐지 명단에 올리고 29일까지 상장 유지 자격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 빅테크기업들이 퇴출당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홍콩증시에 동시상장한 주요 기술기업을 중심으로 주가 하락세가 이어졌다.

홍콩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술기업 주가가 최근 크게 떨어져 저가 매수세가 힘을 받은 점도 증시 반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셍테크지수는 2021년 1월 기록한 고점과 비교해 68% 이상 내렸고 30대 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은 10조 홍콩달러(1578조 원) 이상 증발했다.

쉐츄는 중국 증권사 하이퉁국제증권 분석을 인용해 “미국과 중국 당국의 협상 상황에 따라 홍콩증시 빅테크 종목이 완전히 상승세로 돌아설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이미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