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기술 전문가인 김종현 쿠콘 대표이사가 15년 넘게 이어온 데이터기술 투자의 결실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웹케시그룹 계열사 쿠콘이 이달 말 기업공개에 나서기로 하며 웹케시 흥행을 재현할지 시선이 모인다.
 
웹케시 계열 쿠콘도 상장 흥행하나, 김종현 데이터기술 15년 투자 결실

▲ 김종현 쿠콘 대표이사.


14일 쿠콘에 따르면 이날 사전수요 조사를 마치고 공모가를 확정한 뒤 4월 말 코스닥에 상장한다.

쿠콘은 웹케시그룹 계열사 가운데 웹케시에 이어 두 번째로 기업공개에 나서는 것이다. 

앞서 웹케시는 2019년 공모주 청약에서 947.13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했는데 쿠콘도 마이데이터사업 수혜기업으로 꼽히며 기업공개를 앞두고 흥행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쿠콘은 2006년 설립된 웹케시그룹 계열사로 비즈니스정보를 수집, 연결, 조직화하는 일에만 집중해 온 데이터 전문기업이다. 최근 마이데이터사업 등 데이터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며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강경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쿠콘은 데이터경제시대에 핵심 기능인 데이터 수집과 연결을 제공하는 기업이자 마이데이터 선두기업으로서 중장기적 수혜와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데이터사업은 흩어져 있는 개인의 신용정보를 수집·통합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어 금융권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자산관리, 초개인화 마케팅 등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사업은 개인의 신용정보를 다루는 만큼 금융위에서 허가를 받은 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데 쿠콘은 1월 마이데이터 허가를 획득했다. 금융위는 1월 마이데이터사업 1차 심의에서 28곳에 허가를 내줬다.

쿠콘은 40여 개 국가의 2500여개 기관으로부터 약 5만 건의 금융·비즈니스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표준화되고 실시간 조회가 가능한 형태로 제공한다.

카카오페이의 '대출비교서비스'와 네이버파이낸셜의 '자산관리서비스' 등에도 이미 쿠콘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가 사용되고 있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데이터를 수집할 때 기존 스크래핑 방식이 아닌 마이데이터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마이데이터시장이 커질 수록 쿠콘의 사업기회도 늘어날 수 있는 셈이다. 

쿠콘은 8일 마이데이터 관련 기업과 기관별로 요구하는 인프라가 다른 점을 고려해 ‘금융기관’, ‘데이터 보유기관’, ‘마이데이터사업 미인가 기관’,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마이데이터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사업의 수요를 고려해 4월부터 매달 마이데이터사업 신청을 받겠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3월 진행한 마이데이터사업 사전 수요조사에서 약 80곳 업체가 신청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쿠콘이 미래 수익성도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실제로 쿠콘은 데이터시장 성장과 함께 실적을 꾸준히 개선해왔다. 지난해에는 매출 514억 원, 영업이익 112억 원 거둬 2019년보다 각각 24.6%, 80.2% 급증했다.  

김종현 쿠콘 대표이사는 데이터시장 활성화 전부터 연구개발에 공을 들여 온 결실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핀테크기술 전문가로 평가된다. 2000년에 웹케시에 입사해 웹케시 부설연구소 소장으로 핵심기술 개발과 연구에 주력해오다 쿠콘이 설립되고 한 달 뒤 대표이사로 취임해 15년 넘게 쿠콘을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데이터 관련 사업모델이 뚜렷이 없는 상황에서도 데이터기술 연구개발에 힘을 쏟았다. 쿠콘은 2015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이 9억 원에 불과했다.

쿠콘의 연구개발 비용을 살펴보면 2018년 38억 원, 2019년 39억 원, 2020년 43억 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통합 오픈 API 플랫폼 시스템, 이를 이용한 금융 서비스 방법 및 이를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 등 지난해 특허 등록건수는 16건에 이른다. 

이번 쿠콘 기업공개 공모 주식 수는 161만2천 주, 신주모집 130만 주, 구주매출 31만2천 주로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도 데이터 시설 등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 399억 원 가운데 연구개발에 103억 원을 사용한다.

김 대표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및 아시아시장을 넘어 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데이터 허브를 구축하겠다”며 “회사가 그동안 주력해 온 금융, 공공데이터에 더해 앞으로 의료데이터, 유통·물류데이터, 통신데이터, 빅데이터분야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상품을 계속 늘려가면서 고객층도 금융, 핀테크를 넘어 헬스케어, 전사자원관리(ERP) 등으로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