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자산운용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 투자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펀드상품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융회사, 공기업뿐 아니라 일반기업들도 ESG채권 발행을 늘리며 ESG채권 투자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ESG채권 투자 잡기 경쟁 치열, 한화자산운용 펀드 차별화에 공들여

▲ 김용현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


2일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ESG채권 투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체 ESG평가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펀드상품을 차별화하는 데 힘을 쏟는다.

ESG투자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성과를 고려한 투자를 뜻한다. 

기존 사회책임투자(SRI)가 사회적 책임과 가치에 초점을 둔다면 ESG투자는 경제적 가치나 수익률에 방점을 두는 차이를 지닌다.

한화자산운용은 11월 ‘한화ESG히어로펀드’를 출시하며 ESG채권 투자시장에 뛰어들었다.

한화자산운용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자체 ESG 평가시스템을 개발하고 펀드를 운용하는 데 활용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비재무적 데이터를 수치화하기 위해 질적 데이터를 모으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거쳐 평가시스템을 구축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 주주와 관계 등 ESG 요소들에 관한 데이터를 담당자들이 직접 대화를 통해서 모으는 과정도 거쳤다”며 “실제 투자와 기업 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는데 현재 기업 1천 곳이 넘는 기업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린뉴딜정책으로 친환경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에서도 기관투자자, 일반투자자들 사이에서 ESG채권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회사, 공기업뿐 아니라 일반기업들도 ESG경영 강화에 따라 ESG채권 발행을 늘리면서 투자풀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원화 ESG채권 발행시장은 2018년 1조2500억 원, 2019년 28조3304억 원, 2020년은 9월 42조2283억 원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맞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월 ESG채권 펀드를 선보인 이후 한화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등이 ESG채권 펀드를 출시하거나 기존 채권형 펀드에 ESG전략을 추가하는 등 ESG채권 투자 수요를 잡기 위한 자산운용사 사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ESG투자 수요 증가는 한화자산운용이 운용자산 포트폴리오를 바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동안 한화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이 투자일임부문에 치중된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혀왔다.

2일 기준으로 한화자산운용의 전체 운용자산(펀드+투자일임) 규모는 93조 원으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업계 3위다. 

하지만 펀드규모만 놓고 보면 9조 원대로 업계 10위에 머물러 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한화생명의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투자일임 규모가 크다”며 “ESG투자 수요를 흡수한다면 운용자산에서 펀드 비중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