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POLED)부문의 적자를 줄이기 위해 ‘애플 집중 전략’을 펴고 있다.

중소형 올레드 기술력을 새 아이폰 한 개 모델에 집중해 위험요인을 줄이고 애플이라는 확실한 고객사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 아이폰 올레드에 집중해 애플 고객만들기 전력투구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23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보도한 ‘바클리즈 투자은행’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출시될 신제품 아이폰 모델에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패널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LG디스플레이는 신제품 아이폰 3개 모델 가운데 6.46인치 모델에만 집중해 디스플레이 수율을 높여왔는데 이에 힘입어 애플의 품질 검증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레드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 아래 대형 올레드와 중소형 올레드사업의 전략을 각기 다르게 잡은 데 따른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대형 올레드에 공격적 투자를 통해 시장을 최대한 확장하기로 한 반면 중소형 올레드는 투자속도를 늦추고 애플 전용 생산라인을 안정화하는 데 역량을 쏟아 온 것으로 파악된다.

일정 수준의 중소형 올레드 패널 공급량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정비를 지속적으로 지출하게 되면 적자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권성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신제품에 공급할 중소형 올레드 패널 양산을 준비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봐왔다”며 “애플에 패널을 본격적으로 공급해야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불확실성도 LG디스플레이의 애플 집중 전략에 힘을 실었다. 

LG디스플레이는 애초 중소형 올레드사업의 주요 잠재 고객사로 화웨이 등 중국 기업과 애플을 고려해 왔으나 올해는 중국으로의 판로 개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이 중소형 올레드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중국 스마트폰기업이 최대한 중국회사의 패널을 채용하려는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격화로 중국 스마트폰시장이 위축된 것도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줬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와 애플의 공급 다변화정책이 맞물려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 납품처로서 입지를 다질 기회도 생겨나고 있다.

일본은 올레드 디스플레이에 활용되는 불화수소와 폴리이미드 수출을 놓고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일본산 폴리이미드를 사용하지 않아 규제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불화수소는 올레드 패널 생산에 소량 사용되는데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국내 업체로부터 공급받은 불화수소 테스트를 마치고 애플에 공급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공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다”며 “앞으로도 소재 조달에 만전을 기하고 소재 수급업체를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애플에 중소형 올레드 패널 품질을 인정받게 되면 내년 신제품 아이폰에도 디스플레이를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IT(정보기술) 전문매체 BGR은 “애플이 내년 아이폰12(가칭)에 120Hz(헤르츠)의 혁명적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이라며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와 함께 내년 신작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