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금융그룹 비은행부문 강화의 첫 단추로 꿴 ‘생명보험’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며 순항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가 1분기에 KB금융지주를 순이익 727억 원 차이로 따돌릴 수 있었던 데는 생명보험 계열사들의 선전이 뒷받침됐다.
 
조용병 인수합병 성과, 오렌지라이프 신한생명 모두 실적 효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예상됐던 결과지만 기존 계열사였던 신한생명도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력 계열사로서 입지를 다졌다.

신한생명은 1분기에 순이익 539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59.2% 늘었다.

지난해부터 비용 효율화를 추진해온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 보유자산을 매각하면서 자산운용수익도 커졌다.

오렌지라이프도 순이익 476억 원(지분율 감안)을 거두면서 신한금융이 1분기에 생명보험 계열사에서 거둔 순이익은 단순합산으로 1015억 원에 이른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순이익을 단순합산한 순이익 규모는 그동안 신한금융의 비은행 주력계열사로 꼽히던 신한카드(1222억), 신한금융투자(708억) 등과 맞먹는 수준이다.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발생한 염가매수차익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에는 비은행부문의 이익 증가에 더욱 힘을 보탤 것을 전망된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통해 거둘 수 있는 염가매수차익이 2500억 원 가량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신한금융의 ‘1등 금융그룹’ 수성은 무난한 것으로 점쳐진다.

조 회장이 올해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계기로 생명보험업을 비은행부문의 새로운 주력 계열사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자마자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조 회장은 1월 오렌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한 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바탕으로 보험업계의 판도를 새롭게 바꿔 업계 ‘톱3’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편입작업도 빠르게 진행하기로 했다.

류승헌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는 25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러스콜에서 “현재 오렌지라이프의 잔여지분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이와 관련해 시장에 불필요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장기적 진행이 아니라 조속하게 완전자회사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보유하고 있는데 잔여지분 40.85%를 모두 사들이면 신한금융지주의 실적에 반영되는 지분법상 순이익 규모는 2배 가까이 늘어나 생명보험업계의 2, 3위를 다투고 있는 교보생명, 한화생명과도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모두 탄탄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생명보험시장 점유율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이른바 생명보험사 ‘빅3’에 균열을 낼 가능성도 커졌다.

박우혁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 부사장은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은 채널이 중복되지 않는 경쟁력이 있다”며 “장기적 관점의 경영전략으로 차별적 경쟁력을 강화해 생명보험업 ‘톱3’ 또는 ‘톱2’로 갈 수 있는 계획을 추진해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