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에 흩어져 있는 메신저 서비스의 통합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메신저시장은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이 압도적 점유율을 유지해 페이스북의 메신저 통합에 따른 영향은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메신저 통합해도 카카오톡은 '굳건'

▲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


27일 해외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페이스북이 메신저 서비스를 통합해 운영하게 되면 고객들에 관한 정보를 활용해 더 많은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업의 메신저 서비스를 통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25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2012년에 인스타그램을 인수했고 2014년에 왓츠앱을 인수했다. 이들은 각기 다른 형태의 사회관계망 서비(SNS) 플랫폼 안에 개별적으로 메신저 서비스를 지니고 있다.

세 가지 플랫폼의 메신저가 통합되면 이용자는 26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페이스북이 구글과 애플 등 경쟁 기업들과 메신저부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통합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메신저를 통합하더라도 한국 메신저시장에 미칠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카카오톡이 메신저 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리케이션(앱) 분석회사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카카오톡의 사용시간 점유율은 94.4%에 이르렀다. 

메신저의 본질적 기능은 메시지를 주고받는 단순한 것이다.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플랫폼을 바꾸면 불편을 겪게 된다. 카카오톡의 압도적 점유율이 지속되는 이유다.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에서 왓츠앱의 이용 비중은 매우 낮다. 왓츠앱은 세계적으로 이용자 15억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지만 한국 점유율은 1%도 못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스타그램 메신저(다이렉트 메시지)도 한계가 있다. 인스타그램 메신저 이용자는 메신저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기보다 팔로우하는 계정에 단발적 문의를 하기 위해 사용된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대화를 오래 주고받는 일이 생기면 카카오톡 아이디를 물어본 뒤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한다. 인스타그램 메신저를 이용하는 사례는 드물다는 것이다.

그나마 페이스북 메신저는 카카오톡에 이어 국내 이용시간 점유율 2위다. 다만 와이즈앱 조사결과 페이스북 메신저의 이용시간 점유율은 지난해 6월 기준 1.8%로 95%에 이르는 카카오톡에 크게 못 미친다.

페이스북이 거느린 세 가지 플랫폼의 메신저들이 통합되더라도 산술적으로 이용시간 점유율 2% 정도 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감안해도 카카오톡의 아성을 무너뜨리긴 역부족인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다만 페이스북이 메신저 사업을 강화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장기적으로 국내 메신저사업의 판도가 흔들릴 가능성은 배제할 수만은 없다.

페이스북은 카카오톡과 비교해 미디어 플랫폼이 훨씬 강하다. 메신저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페이스북을 활용해 뉴스를 보거나 지인들의 일상을 보는 이용자가 많다.

페이스북은 미디어 플랫폼을 쓰는 사람들에게 메신저 사용을 유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을 많이 이용하는 한국 10대 청소년들은 페이스북의 메신저도 많이 사용한다.

한국 10대 연령층의 페이스북 메신저 이용시간 점유율은 지난해 6월 기준 9.9%로 전 연령대가 1.8%였던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에서 페이스북 메신저 통합의 영향이 미미하더라도 글로벌 파급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이 이 문제를 두고 반독점 규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객 개인정보와 관련한 보안과 사생활 침해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암호학 전문가인 매튜 그린 존스홉킨스대학 교수는 25일 트위터에 “페이스북 메신저의 통합은 개인정보 보안과 사생활 보호에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지만 나는 좋다는 데 내 점심 값을 걸지 않겠다”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가운데 하나의 앱에만 가입하더라도 이용자 정보는 모기업인 페이스북에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