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를 거침없이 평가했다.

1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게이트 재판에서 전략을 잘못 짰다고 평가했다.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가 평가한 이재용 정의선 이해진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 부회장은 최근 1심에서 뇌물공여 등 혐의가 인정돼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부회장이 뇌물공여를 인정하고 재산국외도피는 실무적인 부분이어서 모른다는 방향으로 접근했어야 했다고 김 위원장은 봤다.

하지만 모든 혐의를 부정하면서 오히려 높은 형량을 피하지 못했을 뿐더러 이 부회장의 발목을 잡게됐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막판에 ‘아무것도 모른다’는 식의 전략을 펼쳤는데 재판부가 전혀 받아들이지 않아 오히려 이 부회장의 미래에만 엄청난 부담이 됐다”고 바라봤다.

그는 “큰 조직이든 작은 조직이든 리더의 역할은 의사결정을 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이 부회장 나이가 50인데 본인이 최종 의사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삼성이 눈 앞의 재판만 보고 미래전략실 해체와 자사주 소각을 성급하게 처리했다”며 “이 부회장 1심판결이 나온 뒤 결정을 내렸어야 시장의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현대차의 리스크는 아무 결정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삼성이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갑자기 총수가 병원에 실려가면서 참모들을 중심으로 급작스레 일을 진행하다 이 부회장이 감옥에 가게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현대차는 사업이 한창 잘 나갈 때인 2011~2012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행동을 취했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오랜 시간 현대차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조언은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가 평가한 이재용 정의선 이해진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정의선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최고경영자로서 가치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의 네이버 총수 지정과 관련해 경영에 미치는 영향력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이 전 의장은 일단 지분 지배력은 없다고 판단된다”면서도 “경영에 관해 영향력이 정말 없는지 보고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전 의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신산업을 일으킨 개척자로 존경심을 품게 됐다”면서도 “영속성을 지니기 위해서 조금 더 고민이 깊어져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전 의장이 그동안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아온 재벌총수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은 과거의 구태로부터 벗어난 것일 뿐”이라며 “우리사회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기업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 전 의장이 리더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네이버의 검색시장 독점 우려를 놓고 “이 전 의장이 지금까지 달성한 부분에 우리 사회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폭넓게 청취하고 사회에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바라봤다.

그는 “규모가 큰 기업의 리더가 해야 하는 역할은 시장개척이나 신기술 개발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의 요구를 파악하고 맞춰가는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이 실패한 게 이 지점”이라고 덧붙였다.[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