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코리아레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강원랜드와 마사회처럼 직원 휴업 등 비상경영에 들어갈까?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면서 레저공기업인 강원랜드와 마사회는 위기에 따른 고통분담을 위해 직원 휴업을 실시하고 있다.
 
GKL 적자에 뿔난 주주들, 강원랜드 마사회처럼 고통분담 요구 높아

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장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를 두고 주주들 사이에서 코로나19 위기로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데도 자구책 마련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랜드코리아레저 주주게시판에는 “다른 레저기업들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이번 위기를 헤쳐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랜드코리아레저는 뭐하는지 답답하다” “그랜드코리아레저 임직원은 살아가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노력을 보여달라” 같은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불만은 그랜드코리아레저 주가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경영 악화로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데 따른 것이다.

주가는 올해 1월20일에는 2만2900원까지 갔으나 3월23일 1만750원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위기에 주가가 두 달 만에 반 토막 난 셈이다. 이후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주가는 한 때 반등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1만 원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코로나19로 올해 처음으로 연간 영업손실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있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2분기에 연결기준 영업손실 321억 원을 보며 적자로 돌아섰다. 그랜드코리아레저가 2005년 영업을 시작한 뒤 첫 분기 적자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어 3분기에도 영업손실 200억 원 이상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첫 연간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실정이고 보니 그랜드코리아레저를 두고 다른 레저공기업과 같이 고정비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인건비를 줄이는 등 직원들도 함께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주들 사이에서 나온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2분기에 인건비로 267억 원을 썼다. 그랜드코리아레저가 2분기에 지출한 매출원가 478억 원 가운데 55%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지출한 인건비 230억 원보다 16% 늘어난 수치다. 2019년 사업연도를 대상으로 한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보통(C)’등급을 받으면서 성과급을 받은 영향을 받았다.

다른 레저 공기업에서는 직원들도 고통분담을 하고 있다.

내국인을 상대로 카지노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공기업인 강원랜드는 일찌감치 직원들의 휴업을 시작했다. 

강원랜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월23일부터 카지노사업장을 임시 휴장했다. 3600여 명의 직원 가운데 카지노사업장에서 일하는 직원 2천여 명도 이에 따라 휴업에 들어갔다. 

휴업에 따라 직원들은 기존 임금의 70% 정도를 휴업수당으로 받고 있다. 

레저공기업인 마사회는 1일자로 모든 직원의 휴업에 들어갔다. 직원들은 주3일씩 교대로 휴업하게 된다.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한국전쟁 이후로 사상 첫 연간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자체적 전망에 직원들이 경영 어려움을 함께 나누기로 한 것이다. 

마사회는 이를 통해 인건비를 월 기준으로 약 20%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이를 놓고 그랜드코리아레저 관계자는 “다른 레저공기업들은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지만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어 상황이 조금 다르다”며 “고객이 줄긴 했지만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3월24일부터 5월6일까지 약 한 달 정도만 휴장을 한 뒤 다시 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랜드코리아레저와 같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카지노영업을 하고 있는 민간기업 파라다이스는 코로나19로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크게 줄자 7월부터 임원 20% 퇴진과 직원 유무급 휴직 확대하는 등 비상경영체제 들어갔다.

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5월 초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랜드코리아레저는 공기업으로서 임직원이 합심해 경영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랜드코레아레저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전사 차원에서 비용절감 등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직원 휴업 등의 계획은 세우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공기업이 직원 휴업 등을 실시하면 고용 불안정을 심화한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에 직원 휴업을 결정하기 쉽지는 않다”며 “노동조합의 반발 등도 현실적으로 해결하기에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