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맨' 공직 이탈 그리고 이재명의 '적극행정' 주문, 실효성 있는 혁신안 나올까
'충주맨' 공직 이탈 그리고 이재명의 '적극행정' 주문, 실효성 있는 혁신안 나올까
이재명 대통령이 공직자들을 향해 '적극행정'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공직사회에서는 여전히 "열심히 할수록 위험하다"는 인식이 뿌리 깊다는 지적이 나온다.창의적 콘텐츠로 충주시 유튜브를 전국적으로 흥행시킨 '충주맨' 김선태 전 주무관의 사례처럼 혁신을 주도한 공무원이 오히려 조직을 떠나는 현실은 경직된 공직사회 문화의 한계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꼽힌다.19일 정부 안팎 움직임을 종합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적극행정 기조를 재차 강조한 뒤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이 대통령 발언 뒤 지난 16일 인사혁신처가 '일하는 방식 혁신방안'을 발표하는 등 실무 차원의 후속조치도 이어지고 있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회의에서 "공직자들이 어떤 마인드로 공무에 임하는지는 그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며 '공직 사회가 매우 억압적인 문화 속에서 '절대 문제되는 일은 하지말자'는 분위기가 있는데 정말 심각한 문제다"며 적극행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특히 스스로 적극행정 과정에서 겪은 경험을 언급하며 제도의 한계를 짚었다. 이 대통령은 "열심히 하면 수사·감사를 받고, 열심히 안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 것도 부적절하다"며 국무조정실에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이 대통령의 지적처럼 현행 공무원 인사·보수 체계는 적극행정을 뒷받침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공무원 보수는 근속연수에 따른 호봉이 절대적이다. 충주맨처럼 큰 홍보 효과를 거둬도 민간 기업 수준의 파격적 성과급을 받거나 연봉 협상을 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성과상여금(S·A·B·C등급) 제도가 있지만, 등급 간 차액이 적어 동기부여 효과가 낮다. 오히려 파격적 발탁 승진은 조직 내 위화감 조성과 보직 관리의 어려움 등 이른바 '무형의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평가가 나온다.반면 도전적 정책을 추진하다 발생한 절차적 흠결은 감사원 감사나 수사라는 거대한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보상은 제한적인 반면 실패의 책임은 개인이 온전히 져야 하는 구조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보상보다 리스크가 더 크게 작용하면서 적극행정을 회피하게 만드는 유인이 형성된다는 분석이 나온다.실제 규제합리화위원회 회의에서도 제도 정비 필요성이 지적됐다. 민간 위원인 이종원 호서대학교 AI융합대학 교수는 현행 규정이 재량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 구조라고 지적했다.또 적극행정 보상이 일회성 승진이나 포상에 치우쳐 있어 지속적인 동기부여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짚으며 충주맨 사례를 언급했다.충주맨 김선태씨는 8년 만에 9급에서 6급 공무원으로 고속 승진했다. 이는 일반적 사례보다 2배가량 빠른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충주시 내부에서는 특진 이후 시기와 반발 등 부정적 시선도 일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는 2024년 한 유튜브 예능 방송에 출연해 "내가 승진했다는 걸 보고 항의를 하는 경우도 봤다"고 언급하기도 했다.공직 특유의 순환보직 구조와 조직문화 속에서 튀는 성과가 오히려 갈등 요인이 된 셈이다. 다만 김씨는 퇴사 결정이 특정 인물이나 조직과의 갈등 때문은 아니라며 경제적 보상의 한계를 가장 큰 배경으로 꼽았다.김선태 전 주무관이 개인 유튜브 채널 구독자 100만 명 달성 관련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김선태' 영상 갈무리>성과에 비해 보상은 제한적인 반면 조직 내 부담은 커지는 구조가 적극행정의 지속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은 기존에도 지속 제기돼 왔다.정부는 이 같은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 체계도 가동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국무조정실 주도로 '범정부 적극행정협의체'가 출범하면서 인사혁신처는 가칭 '적극행정 기본법' 제정을 통해 적극행정 추진체계와 공직자 보호, 평가·보상 체계를 명확히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법제처는 범정부 협의체 출범을 계기로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법적 자문제도를 본격 운영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찾아가는 적극행정 자문단'을 운영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보다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적극행정 강화 기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부터 이어져 왔다.지난해 8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적극행정 면책'과 '능력 중심 인사시스템'이 포함된 이후 123대 국정과제로 확정됐으며, 지난 2월에는 최고(SS) 등급 성과평가 신설 등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됐다.하지만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여전히 제도적 제약이 크다는 인식 속에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한 지방자치단체에 재직 중인 공무원 고 모씨는 "정치인은 상황에 맞게 길을 만들어 갈 수 있지만 공무원은 규정과 절차라는 기준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며 "적극행정을 하려면 사후 책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실질적인 장치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결국 적극행정은 공직자 개인의 태도가 아닌 '시스템 설계'의 문제라는 것이다. 적극 행정이 '특별한 용기'가 아니라 '합리적 선택'이 되도록 보상과 책임의 균형을 재설계하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과제로 남았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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