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외서 트래블 카드로 맞짱 신한-하나카드, 주한 외국인 전용 카드로 국내 격돌
- 트래블카드(해외이용특화카드)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신한카드와 하나카드가 이번엔 외국인 전용 카드 시장에서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그룹 차원에서도 국내 체류 외국인, 일명 '대한외국인' 고객 잡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두 카드사 모두 외국인 시장 경쟁력 강화에 공들이고 있다.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는 외국인 전용 카드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외국인 고객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신한카드는 5월22일 국내 체류 외국인을 위한 신용카드 상품 '이나인페이(E9pay) 신한카드 처음'을 출시했다.해외송금 분야 핀테크 기업 이나인페이와 협업한 제휴카드로 외국인 고객들의 금융접근성과 카드 발급 편의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객들은 이나인페이 앱에서 16개 언어로 상품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카드 발급에는 크게 완화된 기준을 적용한다.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내놓은 외국인 전용 상품 '신한카드 쏠(SOL)글로벌 체크'와 '신한카드 쏠(SOL)글로벌U 체크' 상품도 운영하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 고객의 소비 성향을 분석해 혜택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신한카드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의 중요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한카드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외국인 고객들의 합리적 소비 지원은 물론 편의성 제고에 지속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하나카드도 5월 국내 체류 외국인을 위한 상품 '하나 더 이지'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외국인 고객의 선호와 생활양식에 맞춰 구독서비스, 식음료, 교통, 자동납부 등 혜택을 담았다.하나은행 영업점에서 발급이 가능한 외국인 전용카드 '하나 EZ 카드'도 지난해 말부터 취급하고 있다.하나카드 관계자는 "한국에 장기 거주하는 고객들의 합리적 소비활동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5년 4월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71만3682명이다. 2020년 말 203만6075명과 비교해 33.28% 증가했다.체류자 수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소비 규모도 커졌다.KB국민카드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거주 외국인의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2019년과 비교해 75% 뛰었으며 올해 역시 이 같은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이에 따라 외국인 시장에 대한 카드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KB국민카드는 '탄탄대로 웰컴카드', 우리카드는 '카드의정석 케이라이프(K-LIFE) 체크' 등 외국인 고객을 위한 상품을 이미 준비해뒀다.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카드사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신한카드와 하나카드의 경쟁 구도에 눈길이 가는 이유가 있다.현재 대부분의 카드사가 참전하고 있는 트래블카드 시장에서,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는 양강 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하나카드가 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했으나 후발주자로 나선 신한카드가 공격적으로 진입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하나카드는 그룹의 외국인 특화 금융 브랜드를 적용한 '하나 더 이지 체크' 카드를 선보였다. <하나카드>외국인 카드 시장 공략에서도 신한카드와 하나카드가 특히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어 비슷한 흐름을 점쳐보게 되는 것이다.이번 경쟁은 단순 카드사 차원을 넘어 금융그룹 전체의 전략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신한금융그룹은 글로벌 사업에서 확보한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체류 외국인 시장에서도 단단한 입지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신한은행은 '국내 체류 외국인 고객을 위한 전용 상품 및 서비스 확대를 위한 방안'을 올해 글로벌 현지직원 초청 프로그램에서 다룰 논제로 설정했다. 외국인 고객 특화점포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하나금융그룹 역시 외환 부문 경쟁력을 기반으로 일찌감치 외국인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올해 외국인 고객을 위한 특화 브랜드 '하나 더 이지'를 선보이면서 외국인 시장 지배력을 한층 더 강화하려 하고 있다. 하나카드 뿐만 아니라 하나은행도 5월 하나 더 이지 브랜드 상품 '하나 더 이지 적금'을 출시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