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제철 서강현 최악 업황에 사업구조 대수술, 내수 의존 줄이고 미국·인도 진출로 승부
-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국내 공장을 대상으로 매각 추진, 조업 중단 등 사업 구조 재편을 밀어붙이고 있다.중국산 저가 철강 유입, 건설경기 부진으로 철강 시장은 구조적 불황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50% 관세'까지 더해지면서 서 사장은 생산 체계 무게 중심을 해외로 전환하고 있다.12일 현대제철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는 이날 포항 2공장의 전면 휴업을 결정하고, 향후 노사 합의를 통해 인력재배치 등을 추진키로 했다.포항 2공장은 △형강류 △특수강 봉강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 4분기 포항 2공장 폐쇄를 검토했다가 노조 반발에 부딪혀, 생산량을 감축하는 선에서 합의를 봤다. 하지만 반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가동을 멈춘 것이다.앞서 회사는 이달 초 전차용 무한궤도 부품과 완제품을 생산하는 포항 1공장 내 중기사업부를, 지난 4월부터는 전남 순천에서 단조제품을 생산하는 자회사 '현대IFC'를 동국제강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앞서 지난 4월에는 철근을 생산하는 인천 공장의 가동을 한 달 간 중단하기도 했다.국내 생산 비중이 높은 현재 생산체계로는 회사의 미래 사업경쟁력을 유지하기 쉽지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국내 철강 업계는 판재 부문에서는 중국산 저가 철강의 유입에 따른 경쟁심화, 봉형강(철근, H빔) 부문에서는 국내 건설업 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빠져 있다.특히 봉형강은 현대제철이 국내시장 점유율 1위(2024년 35.7%)인 품목으로, 과거 회사의 수익성을 견인한 품목이었다.회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구조적으로 국내 건설용 수요가 장기적으로 계속 축소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안동민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인건비, 산업용 전기료 인상에 따른 에너지 비용 상승 등으로 회사의 중단기 수익성 개선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실제 현대제철의 2024년 연간 비용은 23조666억 원으로 2023년보다 8.1% 줄었지만, 종업원 급여는 2조1044억 원으로 3.3% 늘어나고 전력비 및 연료비는 2조5991억 원으로 1.3% 감소하는 데 그쳤다.이에 따라 서강현 사장은 미국·인도 등에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더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현대제철의 2024년 기준 지역별 매출 비중은 내수가 70.0%, 수출과 해외 생산매출은 30%로 집계됐다. 경쟁사인 포스코의 내수 매출 비중이 60%이고, 해외가 40%인 것과 비교하면 내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현대제철은 6월 들어 포항1공장 내 중기사업부의 매각을 추진한데 이어, 포항2공장의 전면휴업에 들어갔다. 사진은 현대제철 포항공장 정문. <현대제철>회사는 오는 3분기 가동을 목표로 총 3200만 달러를 투자해 인도 푸네 지역에 철강서비스센터(SSC)를 건설하고 있다.이 공장은 현대자동차 인도 공장에 차체 소재를 공급할 예정이다. 회사는 푸네 공장을 2032년까지 연간 23만 톤 규모의 철강을 생산하는 해외 생산 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다.또 미국에서는 루이지애나주에 2029년 가동을 목표로 59억 달러를 투입해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을 미국 제철소의 합작파트너로 끌어들인 가운데 양사는 세부 자금조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철강 수입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끌어올리며 미국 현지 생산공장의 전략적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증권가에서는 현대제철 실적이 올해 바닥을 치고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2025년 연결기준 매출 23조732억 원, 영업이익 4242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2024년보다 매출은 0.6% 감소하나, 영업이익은 166.0% 증가하는 것이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