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사들이 정부의 조선산업 활력 강화방안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23일 “투자자들은 정부의 조선업 지원책을 놓고 국내 업체의 ‘수주경쟁력 개선’이라는 기대와 정부 지원에 따른 ‘산업 구조조정 지연’이라는 우려를 동시에 보이고 있다”며 “분석대상을 ‘상장 대형 조선사’로 한정하면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조선업 활력방안이 대형 조선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 LNG(액화천연가스)추진선 이미지.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2025년까지 140척의 LNG추진선을 발주하고 중소조선사에 선수급환급보증(RG) 등 금융지원을 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조선산업 활력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한 연구원은 “이번 정부 정책은 무엇보다 중소 조선사와 기자재 업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이 대형 조선사까지 적용된다고 해도 이미 세계 일류업체인 이들의 수주활동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2018년 들어와 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신규 수주 확보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형 조선사들이 자체 신용으로 이미 선수급환급보증을 충분히 발급 받고 있는 만큼 정부의 금융지원이 대형 조선사까지 이뤄진다해도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연구원은 “구조조정 지연 우려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며 “현재 선박가격은 대형사들조차 이익 창출이 어려운 수준이므로 비용구조에서 열위에 있는 중소 조선사들이 정부의 지원만으로 수주를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공공발주 계획에 포함된 LNG추진선 역시 중소 조선사의 자체 기술력으로는 건조가 쉽지 않은 만큼 중소 조선사들이 정부 지원으로 급격히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 연구원은 “한국 조선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매우 높은데 이는 정부 지원과 내수만으로는 산업 구조조정 속도를 조절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조선사들의 수익성과 수주는 결국은 업황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그는 “여전히 재무와 수주 경쟁력 측면에서 생존을 보장받은 한국 대형사들이 조선업황 회복의 최종적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을 추천주로 제시했다.

한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목표주가로 각각 16만7천 원, 1만600원을 유지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주가는 22일 각각 13만5500원과 7630원에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