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의 광주신세계 VS 정지선의 더현대광주, 시장 선점효과 누구에게

▲ 신세계가 선점 효과를 누릴 것처럼 보였던 광주시 대형 복합쇼핑몰 사업에 더현대광주가 도전장을 던졌다. 더현대광주(왼쪽)와 광주신세계 아트앤컬처파크 조감도.

[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가 누릴 것처럼 보였던 광주시 대형 복합쇼핑몰 사업 선점효과에 더현대광주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신세계 아트앤컬처파크의 개발 계획이 관할 지자체와 협상 지연으로 전면 수정되면서 더현대광주가 먼저 오픈할 것으로 보여지면서다.

광주시에 처음 들어오는 대형 복합쇼핑몰인 만큼 선점 효과와 함께 명품 브랜드 유치 여부도 중요한데 더현대광주가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7일 백화점업계에서는 더현대광주와 광주신세계 아트앤컬처파크 가운데 누가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지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현재 광주시에는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가운데 루이비통만 신세계백화점 광주점에 입점해 있어 호남권 고객들이 다른 지역으로 원정 쇼핑을 가는 형편”이라며 “이런 점을 보면 광주시는 잠재력이 높고 매력적인 상권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에루샤를 입점시키면 호남권 거주자들을 모두 잠재 고객으로 묶어둘 수 있기 때문에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는 얘기다.

광주시는 구매력이 높은 곳 가운데 하나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에서 신세계백화점 광주점은 14위를 차지했다. 전국 신세계백화점 12개 가운데 6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신세계는 광주신세계 아트앤컬처파크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호남 지역 최초로 에루샤를 입점시키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광주시에는 더현대광주, 광주신세계 아트앤컬처파크, 스타필드광주 등 대형 복합쇼핑몰 3개가 들어선다. 대형 복합쇼핑몰 사업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현재 운영 중인 신세계백화점 광주점을 확장하는 광주신세계 아트앤컬처파크가 가장 빨리 오픈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신설 도로 소유권을 누가 가질 것이냐를 놓고 광주시와 줄다리기를 한 끝에 신세계는 유스퀘어 터미널 부지를 매입해 확장하는 쪽으로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2027년 오픈하겠다는 계획이 1년 정도 늦춰졌다.

공사만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광주시에 들어서는 첫 번째 대형 복합쇼핑몰에는 더현대광주가 이름을 올리게 된다. 더현대광주는 2027년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현대광주가 오픈부터 에루샤와 함께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에루샤는 새로 오픈하는 백화점에 바로 입점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보통은 몇 년 정도 집객력 등을 살펴보고 입점할지를 판단한다.

하지만 에루샤를 사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원정쇼핑을 가는 광주시 고객들의 상황과 더현대서울이 보여준 ‘더현대’의 집객력 등을 봤을 때 오픈과 동시에 깜짝 입점할 가능성도 있다.
 
정유경의 광주신세계 VS 정지선의 더현대광주, 시장 선점효과 누구에게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더현대서울을 통해 ‘더현대’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다. 더현대광주가 사람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더현대서울을 통해 ‘더현대’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다.

정 회장은 여의도가 업무지구기 때문에 고객을 모으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그룹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더현대서울을 현대백화점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플래그십 스토어’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현대서울은 최단 기간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한 백화점이자 에루샤 입점 없이 1조 원을 돌파한 첫 번째 백화점에도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이 더현대광주에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현대백화점은 지금까지 최대 투자 규모였던 현대백화점 판교점보다 많은 비용을 더현대광주에 쏟아붓기로 했다. 알려진 건축 비용만 7천억 원 이상이다. 부지 매입 비용까지 합하면 1조 원이 넘는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더현대광주 디자인을 보고 명품 브랜드 유치를 위해서도 많이 신경썼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특히 에루샤는 입점할 때 다양한 요소들을 꼼꼼하게 따지기 때문에 예쁜 외관과 내부 디자인으로 오픈 초기 고객들을 끌어모으면 브랜드 유치에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도 손 놓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평소에도 매장 디자인 등에 관심이 높기 때문에 광주신세계 아트앤컬처파크에도 많은 신경을 쓸 것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정 사장이 건물 디자인과 매장 내부 구성 등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있기 때문에 광주신세계 아트앤컬처파크도 분명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만한 매장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