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공 출신이 이끈 스웨덴 사민당 총선 승리  
▲ 스테판 뢰프벤 스웨덴 사회민주당 당수

스웨덴 좌파연합이 8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좌파연합을 이끄는 사회민주당의 스테판 뢰프벤 당수는 노동자 출신으로서 총리에 당선됐다.

중도당과 우파연합은 일자리 창출과 감세 등을 내세웠지만 복지후퇴 등의 비판을 받으며 정권을 넘겨줘야 했다.

◆ 복지국가 기틀 놓은 사회민주당 재집권

14일 치러진 스웨덴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은 31.2%의 지지율로 349석 중 113석을 차지했다. 반면 집권여당인 중도당은 23.2%의 지지율로 84석에 그쳤다. 2010년 선거보다 23석이나 줄었다.

사회민주당은 1889년 설립된 정당으로 스웨덴을 복지국가로 이끈 정당이다.

사회민주당은 2006년부터 8년 동안 경제성장을 내세운 중도당에 집권당 자리를 내줬다. 두 번의 선거에서 패하며 사회민주당은 지난 100년 역사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야당 노릇을 해 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사회민주당은 다시 정권을 되찾았다.

사회민주당이 녹색당, 좌파당과 함께 구성한 좌파연합은 총 43.7%를 득표했다. 중도당과 우파연합은 39.3%에 그치면서 사회민주당의 스테판 뢰프벤 당수가 총리자리에 오를 것이 확실해 졌다. 뢰프벤 당수는 의원 경험은 없지만 복지와 재분배 공약을 내세우면서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뢰프벤 당수는 총선승리가 확정되자 “녹색당을 비롯한 반인종주의 정당과 함께 연합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뢰프벤 당수가 우파연합의 일부 정당을 끌어들여 연합정부를 세울 것으로 내다봤다. 뢰프벤 당수는 좌파연합이 과반득표에 실패했기 때문에 여성주도당 등을 끌어들여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선거에서 이민을 반대하는 극우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이 12.9%의 지지를 얻어 사회민주당, 중도당에 이어 제3당 자리에 올랐다. 뢰프벤 당수가 반인종주의 정당과 연합을 언급한 것은 스웨덴민주당을 겨냥한 것이다. 스웨덴민주당은 존재감이 커지며 중도당과 함께 좌파연합세력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 용접공 출신 뢰프벤

뢰프벤 당수는 생후 10개월 만에 고아가 돼 양부모에게 입양됐다. 그는 어른이 돼서 친형제를 만나기 전까지 자신의 본래 성이 뢰프벤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그의 양부모는 노동자 출신이었다. 뢰프벤 당수도 고등학교 졸업 후 우체부, 벌목꾼 등 노동자로 일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기도 했지만 1년 만에 중퇴했다.

뢰프벤 당수는 1979년 용접공이 됐는데 2년 후 노조 간부가 됐다. 그는 1995년 상위노조인 금속노조에서 단체교섭과 국제업무를 맡았다. 2001년 금속노조 부위원장을 거쳐 2005년 새로 조직된 금속노조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뢰프벤 당수는 노조활동 경력을 바탕으로 중앙정계에 진출했다. 2006년 사회민주당 최고위원에 올라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뢰프벤 당수는 2012년 드디어 사회민주당 당수가 된 뒤 감세와 복지축소 정책을 편 프레드릭 레인펠트 총리를 비판하며 스웨덴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다.

뢰프벤 당수는 우리나라를 두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2007년 스웨덴 노동조합연맹 일원으로 방문했고 지난해 10월 사회민주당 당수로서 한국의 교육정책과 시스템을 둘러보기 위해 방문했다.

뢰프벤 당수는 한국을 방문하고 한국 교육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스웨덴도 교육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뢰프벤 당수는 당시 “한국은 친절하고 따뜻하지만 야망이 큰 나라”라며 “스웨덴과 한국은 서로 배울 점이 많다”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