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업계가 올해 4월 3개의 거대 해운동맹체제로 재편된 뒤 저가운임경쟁을 마감하는데 실패할 경우 인수합병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12일 미국 해운전문매체 저널오브커머스에 따르면 데이비드 아르세노 전 현대상선 미국법인 사장이 “글로벌 해운동맹체제가 해운사들이 수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글로벌 해운업계는 항공업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개 해운동맹이 수익확보 실패하면 남는 길은 합병과 도산"  
▲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박.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도산과 합병이 진행된 결과 소수의 항공사들이 남은 상황에서 꾸준히 운임을 올리고 있다.

아르세노는 현재 운송컨설팅회사인 로지스틱스트랜스포메이션솔루션의 대표를 맡고 있다.

글로벌 해운업계는 기존 4개의 해운동맹체제에서 올해 4월 ‘오션얼라이언스’와 ‘디얼라이언스’ 그리고 ‘2M+현대상선’ 등 3개의 해운동맹체제로 재편된다.
 
태평양지역에서 오션얼라이언스와 디얼라이언스는 각각 41%, 29%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2M은 현대상선과 선복교환 등을 통해 29%까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해운동맹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거두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비용절감 여력이 이미 한계에 다다른 만큼 글로벌 해운동맹이 운임을 올려 소속 해운사들의 수익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아르세노는 지적했다.

아르세노는 “해운동맹이 운임을 높이는 데 실패한다면 그 다음 단계로 합병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그 결과 막강한 힘을 지닌 소수의 해운사들만 남게 되고 이들이 운임을 좌지우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해운동맹이 단기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가격경쟁을 지속할 경우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해운사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아르세노는 새로운 글로벌 해운동맹이 저가운임경쟁 대신 서비스 품질경쟁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화주들도 향상된 서비스 품질에 더 높은 운임을 지불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해운업계는 6년 연속 손실을 내면서 최악을 불황기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해운사들의 인수합병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의 CMA CGM SA는 2015년 싱가포르의 넵튠오리엔트를 인수했다. 중국의 양대 해운사인 코스코와 중국해운은 지난해 초 합병했다.

한진해운이 지난해 8월 말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인 지난해 10월 닛폰유센, 쇼센미쓰이, 가와사키키센 등 일본 해운3사는 전격적으로 컨테이너선부문을 합병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머스크라인이 독일의 함부르크수드를 인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