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트리플7’ 달성을 위해 전장·공조서 대형 M&A 매물을 찾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2030년까지 목표로 내건 ‘트리플 7(연평균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달성을 위해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사장은 올해 인수합병(M&A)에만 2조 원을 투입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하반기 전장·공조 등의 신성장 분야에서 대형 투자처를 적극 찾아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LG전자에 따르면 조 사장은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와 증권사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LG전자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진행 경과’를 설명하는 인베스트 포럼을 21일 연다.
중장기 전략 방향인 '2030 미래비전'을 선포한지 약 1년 만에 중간성적을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조주완 사장은 지난해 7월 '2030 미래비전'을 공개하며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확대, 기업간거래(B2B) 전환 가속화, 신사업 육성 등을 통해 2030년까지 ‘트리플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LG전자의 매출 성장률은 0.9%, 영업이익률은 4.2%로 목표치에 한참 미달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가전과 전장 사업 수익 개선을 바탕으로 목표치에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LG전자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률은 5.8%, 영업이익률은 5.9%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는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부의 체질 변화와 전장을 맡고 있는 VS사업부의 수익성 개선 덕분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수익성 제고 노력은 플랫폼과 기업간거래(B2B) 분야에서 확대되고 있다”며 “VS사업부는 전기차 수요 위축에도 고부가가치 부품 출하량에 힘입어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목표인 ‘트리플7’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사업구조 내에서 영업이익률 7%는 달성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연평균 매출성장률 7%를 이어가고 기업가치(EV)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7배로 끌어올리는 것은 대형 인수합병(M&A)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023년 말 기준 LG전자의 EV/EBITDA가 3.8배였던 것을 감안하면, 기업가치를 2배 가까이 끌어올려야하는 셈이다.
조주완 사장은 약 2조 원을 인수합병에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올해 인수에 성공한 곳은 로봇업체 ‘베어로보틱스(800억 원)’와 유럽 스마트홈 플랫폼 ‘앳홈(미공개)’ 정도에 그쳤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대형 인수합병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 LG전자의 미국 보스턴 냉난방공조(HVAC) 아카데미 모습. < LG전자 > |
하지만 전장 사업에서는 계속해서 인수합병 후보 기업을 찾고 있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올해 4월 VS사업부에서 인수합병과 합작법인(JV) 투자 관련 전문가를 채용해 배치했다. 조만간 전장 사업에서 깜짝 인수합병 소식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LG전자는 2018년 역대 최대 규모인 1조108억 원을 투자해 차량용 조명 업체인 ZKW를 인수하고, 2021년 차량 사이버보안 기업인 사이벨럼을 1650억 원에 인수하는 등 몇 년에 한 번씩 전장 분야에서 인수합병을 단행해 덩치를 키워왔다.
냉난방공조(HVAC)에서도 인수 대상을 찾고 있다.
LG전자는 2011년 LS엠트론의 공조사업을 인수해 10년 넘게 냉난방공조 사업을 키워왔는데, 최근 인공지능(AI) 연산처리를 담당하는 데이터센터의 발열 문제로 냉각시스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조 사장은 냉난방공조 사업을 B2B 사업의 중요한 축으로 키우기 위해 최근 미국계 다국적기업 존슨콘트롤즈 냉난방공조(HVAC) 사업부 인수까지 검토했지만, 80억 달러(약 10조 원)에 이르는 높은 가격에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 단위의 대형 인수합병을 추진할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현금 8조 원 이상을 확보한 LG전자는 향후 추가 인수합병 가능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LG전자는 2018년부터 평균 2년을 주기로 2개 이상 업체의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전략을 지속하고 있다말했다. 나병현 기자